예수님께서 길을 가시는 중에 날 때부터 소경인 사람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 때 제자들이 ‘이 사람이 소경이 된 것은 누구의 죄로 인함입니까?’라고 묻는다. 이 사람은 나면서부터 소경이니 자신의 죄로 인하여 이렇게 된 것은 아닌 것으로 생각되는데 그러면 누구의 죄로 인함인지를 묻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아주 많은 것을 시사하는 질문이고, 지금도 너무나 많은 신앙인들이 이런 관점으로 하나님을 믿는 믿음을 보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이 질문의 가장 핵심은 사람의 육신에 어떤 문제가 생기는 것은 어떤 죄에 대한 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것은 사람이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일은 사람이 하나님께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생각인데, 이것은 사람들이 가진 가장 기본적인 신에 대한 신앙이라 할 수 있다.


오늘날 많은 교회와 그리고 세상의 존재하는 모든 종교가 이와 같다. 하나님(신)은 사람이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상을 주시기도 하고 또 소경이 되는 것과 같은 벌을 주시기도 한다는 신앙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사실 교회라고 다를 바 없다. 다만 그렇게 의지하고 믿는 신이 하나님이라는 것 외에 큰 차이가 없다. 다소간 신을 숭배하는 방식이 다를 뿐, 신을 또 하나님을 믿고 숭배하는 이유는 대부분 이것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런 사람들의 생각 그것이 바로 “누구의 죄로 인하여 이 사람이 나면서부터 소경이 되었는가?”하는 질문을 하는 것이다.


이것에 대하여 예수님께서는 누구의 죄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의 하시는 일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라고 대답을 하셨다.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이 사람이나 그 부모가 죄를 범한 것이 아니라 그에게서 하나님의 하시는 일을 하시고자 하심이니라(요 9:3)

사람들은 이 말씀을 이 사람에게만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설교도 그렇게들 한다. 하지만 이것은 예수님과 제자들을 만난 그 소경 한 명에 해당되는 일이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다 태어날 때 하나님에 대하여 알지 못하는 소경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이 대답은, 모든 사람은 다 하나님의 하시는 일을 나타내기 위하여 태어난 것이라는 의미인 것이다. 모든 사람은 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하여 어둡다. 가장 핵심적으로 자신의 존재 이유를 모른다. 간혹 안다고 하는 이들이 있는데, 그럴 수 없는 이유는 삶을 자신이 선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기 힘으로, 자기 선택으로 이 세상에 나지 않았는데 어떻게 자기 존재의 이유를 알 수 있겠는가? 단지 살면서 눈에 보이는 세상의 일에 자신의 존재 의미를 부여한 것일 뿐이다.


소경은 빛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소경이다. 그래서 그냥 모든 것이 캄캄한 사람이 소경이다. 그러나 그것은 육신의 일이고, 진정한 소경은 어떤 세계에 대하여 무지한 모든 사람은 다 소경이다. 경제에 대하여 모르면 경제에 대한 소경이고, 물리학에 대하여 모르면 그 또한 그 세계의 소경이다. 그러나 가장 근본은 사람이 자기 존재의 이유를 알지 못하는 것 역시 소경이다. 그리고 그것이 가장 핵심적인 것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빛이신 것이다. 자기 존재의 이유와 정체성에 대하여 전혀 보지 못하고 인식하지 못하는 소경들에게 인생의 존재 목적과 의미를 인생을 창조하신 이로부터 전하여 주러 오셨기 때문에 예수님이 빛이신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그런 예수님께 사람이 존재하는 목적을 의지하지 않고, 살면서 겪는 일들을 의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예수님께 “이 사람이 누구의 죄로 인하여…”라고 묻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이 블로그를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독교인이거나 기독교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 생각된다. 우리가 교회에 가서 기도한 내용을 돌아보면 과연 우리 자신이 하나님이 나를 만드신 이유와 목적을 신앙의 핵심으로 보고 있는지, 아니면 이 인생이 살면서 겪는 일들을 하나님 앞에서 해결하려고, 또한 인생으로서 하나님께 무엇을 하여야 천국에 가고, 또 사는 동안 험한 일 겪지 않는 축복을 받을 것인지를 기도한 것인지 정직하게 돌아보면 예수님께 “누구의 죄로 인하여 소경이 되었나요?”라고 묻는 제자들과 자신의 차이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예수님께서 세상에 계시면 낮이라는 것은 예수님의 육신이 이 땅에 계시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넓게 본다면 예수님이 계시는 세상을 살고 있는 사람은 항상 낮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빛이신 예수님께서 자기 세상에 계시다는 것은 빛이 있는 낮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이 물질세계를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가진 자아의 세계, 가치관의 세계를 말하는 것이기도 한 때문이다.


이것을 예수님께서 낮과 밤이라는 현상으로 말씀하시는 것이다. 예수님이 계시지 않으면 밤이고 소경이며, 예수님이 계시면 빛이 있고 보게 되는 낮이라는 말씀을 하시는 것이다. 그리고 얼마 있지 않으면 예수님께서는 가실 것이라는 것을 말씀하시는 것이다. 즉 예수님께서 이 땅에 계셔서 낮인 세계는 끝이 날 것이라는 것이다.(그것은 육신의 예수님이 아니라, 제자들이 그리스도의 생명을 가진 존재가 되라는 말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는 예수님께서 그 소경을 고치신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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