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를 하고 있으면 이런 저런 일들을 하나님께 구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러다 문득 ‘내가 이렇게 기도하고 있다는 건 주신다는 걸 믿지 않기 때문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하나님께서 주신 줄로 믿고 있다면 어떻게 해 달라고 간구하는 단계를 넘어 그걸 믿고 사는 일에 매진하고 있을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 삶을 두고 기도를 외면하는 삶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기도에 관한 예수님의 말씀을 관통하는 하나님의 뜻이 있다면 그건 ‘간구하면 받은 줄로 믿으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도한다는 건 곧 주신 줄로 믿는 믿음으로 이어져야 하는 것이기에 주신 줄로 믿고 살아간다는 건 기도에 충실한 삶이라 할 수 있다. 오히려 기도를 통해 많은 간구를 하면서도 그 간구하는 내용이 성취될 것이라고 믿는 믿음이 부족하면 더 많은 시간을 간구하는데 소요하게 된다. 기로를 해야 얻을 수 있고, 기도를 했다면 성취된다고 믿어야 하며, 믿는다면 그렇게 살아가야 한다.
홍해를 건너는 기적을 생각해 보면 바다가 갈라졌으니 쉽게 건널 수 있을 것 같지만 바다가 언제까지 갈라진 상태로 있을 것인지, 하나님께서 이 바다를 우리가 건널 때까지 지켜 주실 것이라고 믿는 믿음이 없다면 그 바다를 건널 수 없을 것이다. 하나님께서 싸우면 이길 것이라고 한 전쟁들은 대개 이스라엘이 전력으로 열세인 전쟁들이었는데 하나님의 말씀만 믿고 목숨을 건 전장으로 나간다는 건 간구가 이루어졌다는 믿음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고,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라고 말씀하신다. 우리는 믿기 위한 증거를 구하기도 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은 보지 못한 것,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것, 세상의 상식으로는 되지 않을 것 같고 기적이 필요해 보이는 불확실한 것들이 이루어진 것으로 여기는 게 믿음이라는 말씀이다. 무엇이든 기도하고 구한 것은 받은 줄로 믿으라고 하신 것도 당연히 같은 맥락이다.
무엇이든 기도하고 구하는 것은 받은 줄로 믿으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그대로 되리라(막 11:24)
그런데 사실 이건 쉽지 않은 일이다. 앞서 이야기한 간구한 것은 이루어진 줄로 믿고서 살아간다는 건 이 믿음이 있다는 것인데, 이게 참 보통 일이 아니다. 기도를 마치는 순간에는 당장이라도 이루어진 듯한 믿음의 마음이 있다가도 시간이 좀 지나면 바다 위를 걷다가 파도를 보고 두려워한 베드로 같은 마음이 되는 게 사람의 마음이다. 우리는 이때 어떻게 할 것인지 그 방향을 잘 정해야 한다. 계속 기도할 것인지, 나의 믿음 없음을 인정할 것인지.
따라서 우리는 기도를 통해 우리가 하나님을 얼마나 신뢰하는 지를 알 수 있다. 내가 간구하고 있는 것들이 하나님이 주시기로 하신 것임을 믿고 있는지, 나는 지금 하나님께서 주신 줄로 믿고 기도하고 있는지 아니면 행여 주지 않으실 지 몰라 불안한 마음을 달래러 기도하고 있는지…

사실은 무엇을 구하고 있는 지도 아주 중요하다. 대표적으로 먹을 것, 마실 것, 입을 것에 관한 것이라면 그건 이미 다 아신다는 걸 믿는 게 중요하다. 또한 근원적으로 하나님은 존재의 신이라는 믿음 위에서 간구해야 한다는 것도 중요하다. 근본적으로 예수를 구하고, 그리스도의 생명을 구하고, 하늘의 뜻이 땅인 나에게 이루어지기를 구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이건 모두 하나님을 존재의 신으로 아는 신앙에서 시작한다는 걸 의미한다.
그렇다고 하나님께서 육신의 일은 나 몰라라 하시는 신이신 건 아니다. 하나님은 육신의 일은 우리의 간구와 무관하게 알아서 하시니 난 구하지 않아도 된다는 건 아니다. 그리스도를 구했다면, 그래서 내가 하나님의 나에게 ‘무엇을 했느냐?’가 아니라 ‘너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를 물으시는 하나님이신 걸 안다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존재 정체성으로 일관할 수는 없다. 우리는 육신의 삶을 가지고 있고, 예수님께서도 이 육신의 삶을 체휼하셔서 아신다.
이제 다시 기도와 믿음에 관한 이야기로 돌아와서, 우리는 그저 하나님은 우리의 간구를 들으신다는 것, 그것이 때로는 하나님이 이미 다 아시고 예비하신 것인 것 기다리지 못하고 우리가 간구하는 것까지 들으신다는 걸 믿는 믿음이 있어야 하고, 그 믿음이 있다면 우리가 구한 것을 다 주실 것이라는 걸 믿는 믿음으로 구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약속이고 언약이다. 이미 약속하신 것이 오늘의 현실과 불확실성보다 먼저 하신 약속이라는 걸 믿고 기도하고, 기도하면서 내가 하는 이 기도가 이루어진다는 믿음이 있는 지를 돌아보면서 더 하나님을 확실히 믿는 것, 그것이 기도가 이루어질 것이라 믿는 믿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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