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7:1-9) 예수님의 때(time)

Category : 평교인의 성경 보기/요한복음 Date : 2016. 1. 28. 10:06 Writer : 김홍덕

예수님께서 고향에서와 형제, 친척들에게 환대 받지 못했다는 것은 모든 복음서에 나와 있어서 익히 아는 말씀이다. 요한복음에서는 그 형제들이 예수님이 자기들과 함께 있는 것조차 부담스러웠는지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가시기를 청하기까지 한다. 그에 대하여 예수님께서 아직은 자신의 때가 아니라고 말씀을 하신다.

예수께서 가라사대 내 때는 아직 이르지 아니하였거니와 너희 때는 늘 준비되어 있으니라(요 7:6)


예수님께서 갈릴리에 계시게 된 것은 유대인들이 예수님을 죽이려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갈릴리에 그 형제들과 함께 있었고, 어쩌면 형제들은 예수님을 죽이려는 자들로 인하여 자신들도 해를 당할까 해서 예수님이 떠나시기를 청하였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요한 사도가 기억하기에 그 당시에 예수님의 형제들이 예수님을 믿지 않았다는 것은 확실했다.


예수님의 때는 그냥 쉽게 생각하면 아직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실 때가 되지 않았다는 말씀으로 생각된다. 그것은 틀린 것은 아니지만,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시는 것이 예수님의 때라 쳐도, 어떤 목적으로 십자가를 지는지를 알아야 예수님의 때가 어느 때인지를 알 수 있다. 시간이라는 것은 단순히 그 시각이 되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다. 그 때가 되었을 때 할 일이 있기 때문에 그 시간을 기다리는 것이고, 그래서 때가 있는 것이다.


그렇게 보면 예수님의 때가 이르지 않았다는 것은 아직 예수님께서 오신 목적을 이루실 때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 된다. 물론 예수님께서는 이 땅에 오실 때에 말씀이 육신이 되신 분으로 오셨기 때문에, 이미 사람이 하나님의 말씀이 생명이 되어서 사는 삶이 무엇인지를 알게 하시는 그 목적이 다 이루어지신 분이다. 그런데 아직 때가 이르지 않았다는 것은 그 뜻이 사람들에게 자기 것이 되지 않았다는 말씀이신 것이다. 


이러한 예수님의 때는 부활 하신 이후에도 ‘내 때가 이르지 않았다’고 하심에서, 그 때는 예수님 안에 이루어지는 때가 아니라 예수님께서 오신 목적이 그것을 보는 사람들에게 이루어지는 그 때가 아직 이르지 않았다는 말씀인 것이다. 다시 말해서 점심을 먹기 위하여 점심시간을 기다림과 같이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정체성을 말씀하시고 전하러 오신 것이 이루어지는 것이 예수님의 때라는 것이다.


지금 이 말씀을 하시는 것은 예수님을 믿고자 하는 이들에게 하시는 말씀은 아니다. 오히려 예수님께서 떠나주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진 그 형제들에게 하시는 말씀이라 할 수 있다. 그런 그들에게 예수님께서 <너희의 때>는 늘 준비되어 있다고 하신 것은, 어떻게 보면 예수님을 믿지 않는 마음은 모든 사람들의 마음에 항상 준비되었듯 늘 있는 것이라는 의미일 수도 있고, 반대로 사람은 누구라도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목적을 자기 삶으로 순종할 수 있도록 예비 된 존재라는 의미라고도 할 수 있다.


다만 예수님께서 그 형제들에게 말씀하시기를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지 못하되 나를 미워하나니 이는 내가 세상의 행사를 악하다 증거함이라(요 7:7)

라고 말씀하신 것을 볼 때, 그 형제들에게 그리 우호적인 말씀을 하신 것은 아닌 것 같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는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면 너희보다 먼저 나를 미워한 줄을 알라(요 15:18)

이라고 하셨다는 것에서, 그 형제들은 세상이 미워하지 않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말씀하시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 형제들이 걱정하는 것처럼 예수님을 죽이려 하는 자들이 너희를 죽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을 말씀하시는 것이다. 예수님이 떠나시기를 바라는 마음이나 죽이려는 마음이나 다 세상에 속한 마음이기 때문이다.


전구를 만들 때 빛을 내게 만들고 그렇게 테스트해서 시장에 보낸다. 그러니까 전구로서의 기능은 이상 없지만 그렇다고 온전한 것은 아니다. 온전해지려면 가정이나 필요한 곳에서 그 기능이 나타나야 온전해지는 것이다. 그것과 같이 예수님의 때는 예수님께서 오신 목적이 사람에게 나타나는 때이다. 예수님은 완성된 전구와 같은 분이시지만 전구가 가정에서 빛을 내는 것과 같이 사람 안에서 예수님의 성품이 생명이 되는 것이 예수님의 때가 이른 것이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때는 예수님 안에 이루어지는 때가 아니라 예수님의 의와 생명이 사람 안에 이루어지는 그 때다. 그래서 부활하신 후에도 아직 때가 이르지 않았으니 만지지 말라고도 하신 것이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부활하시고 난 다음에도 성령이 제자들에게 임하시기 전에는 다들 그 마음 안에 예수님의 대가 제대로 임하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엠마오로 도망가기도 하고 그랬던 것이다.


그러다 예수님께서 승천하기 전에 “성령이 임하시면”이라는 말씀을 남기시고 하늘로 올리우시니, 요한복음 16장 7절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이 예수님께서 가시는 것이 사람들에게 유익이 되는 시대, 곧 예수님의 때가 이른 것이다. 

그러하나 내가 너희에게 실상을 말하노니 내가 떠나가는 것이 너희에게 유익이라 내가 떠나가지 아니하면 보혜사가 너희에게 오시지 아니할 것이요 가면 내가 그를 너희에게로 보내리니 그가 와서 죄에 대하여, 의에 대하여, 심판에 대하여 세상을 책망하시리라(요 16:7)


그러므로 예수님의 때는 달력의 어떤 시간이 아니라, 그 때는 오늘 이 시대를 사는 사람의 마음 안에 하나님의 말씀이 육신이 되는 때요, 한 사람이 자기 삶의 의미와 목적을 존재의 하나님의 성품을 표현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 때며, 한 사람이 그리스도의 생명으로 거듭난 그 때가 그 사람에게 예수님의 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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