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베드로 사도가 고난을 당하고 있는 그리스도 안에 있는 진정한 성도들에게 전한 위로의 서신을 보고 있습니다. 이 얼마 길지 않은 문안 인사는 이루 다 말하기도 어려울 정도의 복음의 진수가 들어 있습니다. 하나님의 택하심과 성령, 그리스도의 정체성과 그 정체성이 생명이 된 성도들의 삶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 빠지지 않고 언급하며 성도를 위로하고 있습니다.


베드로 사도가 서신을 통해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정체성과 성도의 삶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비단 베드로 사도만의 주제가 아닙니다. 이는 성경의 주제입니다. 성경은 그리스도의 정체성이 무엇인지를 설명하고 그 그리스도의 정체성이 자기 생명이 되어 그 생명의 본성에 의한 삶을 사는 성도의 삶이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성경이 우리에게 하나님께 복을 받으려면 이렇게 하라는 요구사항으로 보지만 사실 성경은 우리에게 어떤 행동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뜻하신 그리스도의 정체성을 설명하고 그것이 자기 삶으로 나타나면 이렇게 된다는 것을 말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바로 진리가 있는 것입니다. 즉 삶과 정체성의 일치 그것이 진리며 거짓이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흔히 진리를 단순하게 Fact라고 생각합니다. 무엇이 진실인가 하는 것에 있어서 사건의 전말이 왜곡 없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여긴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진리는 의도와 나타난 것이 같은 것입니다. 한 사람이 이웃을 돕기 위하여 물심양면으로 수고한 것을 아주 객관적으로 기록하고 전했다고 해도 그 사람이 간첩이라는 신분을 감춘 것이라면 그것은 진리나 사실이라 하지 않는 것이 그것입니다.


성경이 말씀하시는 진리도 이와 같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전하신 진리는 다름이 아니라 하나님이 만드신 사람의 내용이 무엇인가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사람의 정체성 그것이 바로 <그리스도>라는 것을 전하셨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기름을 부음을 받았다는 것은 그 정체성이 하나님의 뜻과 일치한다는 것입니다. 즉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의도하신 것을 그 사람이 순종하므로 그 사람의 정체성이 하나님의 의와 같아졌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진리인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그것을 전하셨기에 진리를 전하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성경을 통해서 거짓이라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하시는 것은 사실과 다른 소리를 하는 것이라고만 생각할 것이 아닙니다. 거짓은 겉과 속이 다른 것입니다. 겉모습은 하나님께서 뜻하신 육신의 모양을 가지고 있지만 속사람은 하나님이 뜻하신 것과 다른 의를 가지고 있는 그것이 바로 성경이 말씀하고 있는 거짓입니다. 예수님께서 바리새인들을 향해서 회 칠한 무덤이라고 하신 것을 생각해보면 잘 알 수 있는 것입니다.


베드로 사도가 말씀하고 있는 <영혼을 깨끗하게 하는 진리> 또한 같은 의미입니다. 영혼이 깨끗하다는 것은 잡생각조차 하지 않는 영혼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영혼이 깨끗하다는 것은 영혼이 그 존재하는 목적과 동일한 상태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흔히 ‘깨끗한 걸레’라는 말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무언가를 닦고자 할 때 사용하지 않은 걸레를 깨끗한 걸레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걸레는 깨끗한 것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걸레라는 목적으로 사용하기에 합당한 걸레의 상태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성경이 말씀하시는 깨끗함이란 바로 이런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괜히 만드신 것이 아닙니다. 능력이 무궁하시다 보니 심심해서 어쩌다 만든 것이 사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사람이란 존재는 아주 분명한 하나님의 목적이 있어 창조된 존재입니다. 그렇다면 이 사람은 그 창조주가 의도한 상태가 가장 깨끗하고 순결한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살면서 그 입으로 욕을 한다고 깨끗하지 않은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것입니다. 예수님도 수시로 ‘독사의 자식들아’ 같은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는 우리말로 하면 ‘개새끼’와 비슷한 욕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영혼을 깨끗하게 하는 진리는 우리의 행실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영혼은 우리의 행위로 깨끗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정한 자리에 있을 때 깨끗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말과 행동은 결국 우리 안에 있는 의가 표현된 것이므로 우리 안에 하나님께서 사람을 지으신 의와 뜻이 있으면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은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성경이 말씀하시는 대로 살게 되는 것입니다. 앞서 성경은 요구사항이 아니라 현상을 설명한 것이라고 말한 것이 바로 이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는 것이 바로 진리인 것입니다. 겉과 속이 같아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알고 보면 사람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진리나 진실이나 사실도 결국은 그 의도한 것과 표현된 것이 같은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사람을 만드셨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진리가 속과 겉이 일치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만드신 뜻과 그 사람의 삶의 목적과 의미가 같은 상태가 하나님이 보실 때 거짓이 없는 진리 가운데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바로 성경이 말씀하시는 진리이고, 베드로 사도가 말씀하시는 영혼을 깨끗하게 하는 진리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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