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로마서 5장에서 바울 사도는 모든 사람들이 죄를 범했다고 말씀을 하고 있는데, 사실 이것은 바울 사도만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성경 전체가 모든 사람은 죄를 범했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이 죄는 한 사람 곧 아담으로 인하여 세상에 들어왔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독교 신앙 안에서는 아담의 죄가 곧 모든 사람의 죄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이 쉽게 인정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물론 사람들은 자신들의 행위가 늘 선하지 않기 때문에 ‘털어서 먼지나지 않는 사람 없다.’는 말을 늘 합니다. 자신도 어떤 것이든 죄를 짓고 산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것입니다. 다만 인정하기 어려운 것은 아담이 죄를 범해서 자신이 죄인이 되었다는 것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죄를 짓는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런데 그게 왜 아담으로 인한 것인가?



먼저 사람들 누구나가 인정하는 부분을 보겠습니다. 사람들이 누구나 자신이 어떤 것에서든 죄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세계는 행위에 관한 것입니다. 그 행위는 육신에 관한 것인데, 사람들에 따라서 아니 많은 사람들은 그 육신 안에 깃든 생각이 가진 부정함도 다 죄로 여겨서 부정하고 악하게 생각하는 것조차 다 죄로 인정합니다. 그러니까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가 죄가 있다고 여기는 것은 다 육신의 생각과 행위에 관한 것이라는 것을 인정한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사람들이 그렇게 자기의 생각이나 행위가 때로 죄를 범하는 것이 왜 아담으로 인한 것이냐는 것입니다. 아담이 인류의 조상이라고 믿으면 그나마 다행인데 그것조차 아니고 이스라엘이나 유대인이 아닌 사람들에게 이것은 더 인정하기 힘든 것입니다. 아담과 자신이 무슨 상관이 있다고?


이러한 문제, 혹은 괴리가 생기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죄에 대한 기준으로 인함입니다. 어떤 것이 죄가 되려면 그것을 죄로 여기는 법이 있거나 양심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법률적으로는 ‘죄형 법정주의’라고도 합니다. 법이 있어야 죄가 있다는 것입니다. 흔히들 말하는 괘씸죄는 사람들이 공동으로 생각하는 양심의 가치를 벗어난 탓이 큰데 그렇듯 꼭 법이 아니라도 사람들이 공동으로 인정하는 양심적 기준도 죄를 규정하기도 합니다.


죄가 되려면 법이 있어야…


어쨌든 죄가 되려면 법이 있어야 합니다. 기준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앞에서 우리는 사람들이 자기가 죄를 짓기도 한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했습니다. 그 인정하는 죄는 다름이 아니라 육신의 행동과 마음의 생각에 관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따라서 육신의 행동이나 생각이 죄가 되려면, 행동과 생각에 대하여 죄를 규정하는 법과 양심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분명히 행동에 관한 것입니다.(생각도 행동의 일부로 볼 수 있습니다.)




존재의 신이신 하나님은 행위를 죄로 보시지 않아…



그렇다면 하나님도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 죄들, 행동이나 생각들에 관한 것을 죄로 볼까요?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그것을 죄로 보시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행동이 아니라 사람의 정체성을 봅니다. 그 사람이 누구냐는 것이 핵심입니다. 

사람이 하나님께서 만드신 목적 안에 있으면 그 사는 것이 다 하나님 앞에 의로운 것이고, 그렇지 않고 하나님의 목적은 모르고 인생의 목적이 자기 생각 안에 있다고 여기며 사는 사람은 그 사람의 행위가 아무리 선하고 양심적이어도 하나님 앞에서 죄인인 것입니다. 그러니까 하나님께서 죄로 여기는 법과 기준은 존재의 정체성에 관한 것입니다.


이것은 선뜻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어렵다는 것은 당연히 인정이 안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사람들의 법에도 이런 기준이 있습니다. 법조계 사람이 말하기를 우리나라의 법으로 죄가 되려면 실질적 행위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마음으로 사람을 죽이고 싶은 마음이 아무리 강해도 죄가 되지 않지만, 별다른 마음 없이 한 행동이 사람을 죽게 만들면 적어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과 같은 죄가 성립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단 하나 마음만 먹으면 죄가 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국가를 전복시키려는 것, 간첩 행위를 기획하는 것은 죄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헌법이 정한 국민으로서의 정체성을 버리고 반대하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즉 우리나라에 살려면 우리나라 헌법의 의에 동의를 해야 하는데 그것은 반대하는 것만으로 죄가 된다는 것입니다. 존재가 우리나라 국민이냐 아니냐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다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제가 다른 글에서도 많이 예로 든 것인데, 간첩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 간첩이 평소에 너무 착하게 살고 이웃 주민들에게도 친절할 뿐 아니라, 지역 사회에 기부도 하고, 또 지역 학교에 장학금도 내는 등 누가 봐도 정말로 법 없이 사는 사람, 누가 봐도 선하고 착하고 훌륭한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그가 죄가 없을까요?


만약 어느 순간 그 사람이 간첩이라는 것이 드러나면 그 사람의 도움을 받은 지역사회, 기부를 받고 장학금을 받은 사람들까지 다 큰 일이 나는 것입니다. 적어도 국가정보원이나 경찰에 불려가서 한 번은 조사를 받아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정체성의 죄인 것입니다.


반대로 아들이라는 존재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딸도 좋습니다. 아들이나 딸이 어떤 행위를 하면 그 부모의 자식이 되고, 어떤 행위를 잘못하면 자식의 지위를 박탈당합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간혹 호적에 파버린다는 식의 경우도 있지만 그런다고 유전적인 부자관계가 끊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이렇듯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행함에 있는 것이 아니라 존재에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법은 존재의 법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적용하는 죄의 기준이 바로 이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사람의 행위가 아쉽지 않습니다. 사람이 하는 모든 행위보다 하나님의 말씀 한 번이 더 위력적입니다. 도토리 열 번 구르는 것 보다 호박 한번 구르는 것이 낫다는 말이 있는데 그것과 비교도 안 될 정도의 능력이 있으신 분이 하나님이십니다. 더욱이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만드셨는데 사람들의 한계를 모르실리도 없습니다. 그런 하나님께서 부족한 인생의 행동을 기준으로 죄를 삼는다면 살아날 인생이 없습니다. 하나님이 그렇게 야박한 분이 아닙니다. 달리 긍휼의 하나님이시겠습니까?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죄는 존재의 목적 안에 사람이 있느냐 아니냐의 문제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지으실 때에 분명히 사람이 하나님의 이미지, 곧 하나님의 형상을 나타내기를 바라심으로 지으시고, 지으신 다음에 보니 그 목적을 달성하기에 너무 잘 만들어져서 보시기에 심히 좋았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은 사람이 하나님께 무엇을 가져오고 드리는 방향을 기대하신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사람을 통하여 표현되는 방향을 가진 목적으로 사람을 만드셨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람이 자기 존재의 정체성을 어디에 두느냐가 죄의 기준입니다. 그래서 죄라는 말의 어원인 하마티어라는 말이 가진 ‘의미가 자리를 벗어난 것’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사람이 하나님 앞에서 죄인이냐 아니냐는 사람이 어떤 해동을 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 앞에 어떤 존재냐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행동은 존재가 정해지면 그 존재의 정체성에 맞게 본성으로 나타나는 결과와 현상이기에 하나님께서 그것을 보시고 사람의 죄를 판단하시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 사람으로부터 죄가 세상에 들어왔다고 하는 것입니다. 아담의 죄는 다른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만드신 자리를 벗어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통해서 하나님의 형상을 표현하려 하셨는데 사람들은 오히려 하나님과 같이 되려고 스스로 자기 안에 선과 악에 대한 기준을 세우고 그것으로 사람의 행위를 판단하려 하는 자리로 가 버린 것입니다. 


그것이 아담의 죄입니다. 바로 그 아담의 마음이 모든 사람에게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담으로 인하여 모든 사람이 죄인이 되었다고 하시는 것입니다.


[주제별 성경 보기/짧은 이야기] - 우리는 왜 하나님 앞에 죄인인가?



그런데 그 아담의 죄가 모든 사람 안에 있더라는 것입니다. 사람이 세상에서 나고 자라면서 배운 것을 기준으로 자기가 어떤 것은 선한 것으로 어떤 것은 악한 것으로 스스로 규정하더라는 것입니다. 그것은 창조주로서 하나님만이 하시는 일인데 사람들이 그렇게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이 하나님처럼 되려는 것이고 그것이 바로 하나님께서 만드신 사람의 자리를 떠난 것입니다. 그것이 죄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아담으로부터 세상에 죄가 들어 왔다고 하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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