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4) 물의 선지자 모세

Category : 평교인의 성경 보기/출애굽기 Date : 2023. 6. 18. 23:25 Writer : 김홍덕

출애굽기 2장에서는 모세의 출생과 성장 과정이, 3장에서는 하나님께서 모세를 부르시는 과정이 기록되어 있다. 모세와 관련하여 가장 특징적인 건 바로 ""이다. 모세라는 이름의 의미마저 '물에서 건진 자'. 그리고 모세는 하나님께 모든 율법의 뿌리인 십계명을 받았고, 율법적인 삶을 상징하는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를 지나는 여정 동안의 지도자다. 그의 모든 게 물과 관련이 있다.

 

홍해를 가르는 모세 (DALL-E가 그린 그림)

 

특별히 물은 성경에서 늘 말씀을 의미한다. 그중에서 광야의 지도자인 모세와의 관련성은 아무래도 율법적 측면이다. 물은 성경에서 말씀을 의미하는데 어떤 사람, 어떤 상황이냐에 따라 율법적인 측면으로 해석될 수 있고, 또 복음으로 해석될 수 있다. 십자가에서 창에 찔리신 예수님의 몸에서 나왔다는 물이 그렇다. 육신이 된 하나님 말씀이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율법적인 의미를 많이 가지고 있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하나님의 구원은 세상 가치를 좇는 삶과 성경을 행동으로 지켜내려는 율법적인 삶에서 하나님의 말씀이 나의 본성인 존재가 되는 것이다. 삶의 의미와 목적, 사람을 창조하신 목적인 하나님의 말씀과 의가 본성이 된 사람이 되는 게 구원이다. 신호에 따라 움직이듯 자아 밖에 있는 말씀을 좇아 사는 게 아니라 내 안에 있는 본성대로 살기만 해도 모든 게 귀하게 되고, 모든 행위가 성경을 지킬 수밖에 없는 존재가 되는 게 구원이다. 그런 존재가 바로 말씀이 육신이 된 그리스도다.

 

그러나 그 이전에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긴 세월 동안 율법적인 생활을 한다. 사람들은 이걸 간과한다. 출애굽기와 모세는 사람들이 간과하는 이 세월을 설명한다. 40년의 세월, 광야를 건너는 이스라엘 백성의 여정이 율법적인 의식을 벗고 복음적인 사고를 하기까지 세월이 적지 않다는 걸 설명한다. 모세는 이 세월을 상징하는 사람이고, 율법에 깊이 찌들어 있는 사람이 어떻게 그걸 벗고 말씀이 육신이 된 사람으로 거듭나는지를 설명하는 사람이다.

 

모세는 남자아이가 나면 물에 던져버리라는 바로의 명이 집행되던 시절에 태어났다. 이에 그 어머니가 태어난 후 3개월 동안을 숨겨 키웠으나 더 이상 숨겨 키울 수 없어 상자에 넣어 강물 갈대 사이에 두었다. 이때 바로의 딸이 이를 보고 양자로 삼아 키웠다. 바로의 딸이 '물에서 건져낸 자'라고 이름한 이유다. 그리고 모세는 홍해라는 큰물을 건너고, 율법 생활의 상징인 광야 생활을 인도한다. 물에서 건져진 사람이 율법의 삶을 끝단까지 구원의 여정을 이끌고 여호수아에게 바통을 넘긴다. 마치 세례 요한이 예수님께 바통을 넘기듯.

 

앞서 애굽-광야-가나안이라는 3개의 과정으로 구원을 설명했지만 그렇다고 이 과정이 분리되었거나 독립된 건 아니다. 이어진 이스라엘 백성의 여정처럼 이건 한 사람 안에서 연결된 과정이다. 특히 유념해야 하는 건 이건 한 사람의 삶에서 일어나는 과정이란 점이다. 같은 한 사람 한 사람이 세상의 가치를 추구하는 삶에서 율법적인 신앙 세계를 지나 복음으로 거듭나는 것이므로 구원의 여정은 연결된 일련의 과정이다. 모세에서 여호수아로, 세례 요한에서 예수님으로 연결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율법적 습성을 버리는 것이다. 물론 율법적인 사람이 되기 이전 세상에 속한 사람으로 사는 세월이 있지만 정말 핵심적이고 본질적인 과정은 율법적인 과정이다. 출애굽기라는 긴 성경을 통해서, 아니 어쩌면 구약성경 전체를 할애할 정도로 사람이 율법의 관습을 벗는 게 중요하다. 율법적인 삶도 복음의 삶이 아닌 건 세상적인 삶과 같기 때문이다. 어쩌면 복음도 아닌데 괜히 성경을 지키며 살아가는 억울함마저 묻어 있는 삶이 율법적인 삶이다.

 

예수님께서 모세가 우리를 고소한다고 하셨는데, 이는 율법일 우리를 고소한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율법일 우리를 죄인으로 만든다는 의미인데, 율법이 죄를 깨닫게 한다는 뜻이다. 죄를 깨닫는다는 건 독립된 행위가 아니다. 죄를 깨닫는다는 건 곧 자기 죄를 시인하는 것이고, 그건 구원의 시작이다. 신호가 있어야, 율법의 삶을 의미하는 모세가 이끄는 광야 생활에 이어 가나안으로 대변되는 구름 기둥이나 불기둥 같은 신호가 없어도 하나님의 의를 좇아 사는 복음의 삶, 구원으로 삶으로 이어진다. 물의 사람 모세의 역할이자 율법의 역할이 이것임을 보여준다.

 

내가 너희를 고소할까 생각지 말라 너희를 고소하는 이가 있으니 곧 너희의 바라는 모세니라(요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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