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이란 존재의 의미가 그렇다면 이제는 유월절 어린 양의 규례가 가진 의미를 살펴볼 차례다. 하나님께서는 어린 양의 피를 문설주에 바르고 문설주에 피를 바른 집 안에서 어린 양을 먹으라고 하셨다. 그러시면서 내가 그 피를 보면 그 집을 넘어가 재앙이 임하지 않게 하시겠다 약속하셨다. 그러니까 양의 피가 문설주에 발려 있다면, 그 집에는 양을 대속 제물로 드린 사람, 곧 하나님의 구원을 믿고 바라고 하나님이 대속하시는 법에 순종하는 사람이 있다는 의미다.

 

내가 애굽 땅을 칠 때에 그 피가 너희의 거하는 집에 있어서 너희를 위하여 표적이 될찌라 내가 피를 볼 때에 너희를 넘어가리니 재앙이 너희에게 내려 멸하지 아니하리라(출 12:13)

 

어린양의 피를 문설주에 바른다는 건 기본적으로 순종의 마음이다. 어린양의 피가 나를 재앙에서 건져낸다는 믿음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순종이다. 그건 곧 예수 그리스도의 피가 나를 구원한다는 믿음이다. 그리스도의 피가 나를 구원한다는 건 그리스도의 피에 화학적 작용이나 주술 같은 능력이 있어서 구원한다는 말이 아니다. 그리스도의 생명이 나를 구원한다는 말이다. 즉 그리스도와 같은 생명이 되었을 때 내가 구원을 얻는다는 의미다.

 

문설주에 어린양의 피를 바른다는 건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이 나를 구원한다는 믿음이다.

 

이처럼 하나님의 말씀대로 어린양의 피를 문설주에 바른 이스라엘 백성의 집에는 그렇지 않은 애굽의 집과 달리 재앙이 임하지 않았다. 어린양은 하나님의 아들이자 의인임에도 죄인이 되신 예수님이다. 다시 말해서 의롭지만 그리스도라는 본성에 이끌려 낮아지는 존재의 상징이다. 생명을 상징하는 어린양의 피가 재앙을 면하게 할 것이란 걸 믿고 문설주에 바르는 건, 예수 그리스도와 같이 낮아지는 본성을 가지는 게 곧 구원이란 걸 믿는다는 의미다.

 

이건 높아질 때 의롭다는 세상의 가치와는 상반된 의로움이다. 더욱이 이 그리스도의 의로움은 노력이 아니라 피 곧 생명이다. 본성이 되어야만 자기 것이 되는 의로움이다. 그래서 우리는 생명 용어인 거듭남이 구원이라 한다. 그리스도로 거듭난다는 건 그리스도의 본성을 가진 생명이 된다는 의미다. 그건 그리스도로 살 수밖에 없는, 성경대로 살 수밖에 없는 생명이 된다는 의미다. 이것이 바로 어린양의 피가 나를 구원할 것이라고 믿는 믿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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