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서의 마지막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성도의 삶>이 될 수도 있다. 형제를 사랑하고, 손님을 접대하고, 학대 받는 자를 생각하고, 혼인을 귀하게 여기고, 돈을 사랑하지 말라는 말씀은 우리가 살아가는 생활 전반의 많은 부분을 언급한 것이 그렇다. 언급된 사항들은 우리 삶의 많은 부분에 해당하는 것인데, 이런 것에 대하여 어떤 삶을 살아야 한다고 권면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 말씀들을 단지 형제를 대하는 것이나 혼인과 돈에 대하여 어떻게 대하는지에 대한 행동 규범이 아니다. 이 말씀들은 히브리서가 이어가고 있는 믿음, 하나님께서는 이제 아들로 말씀하신다고 시작한 말씀이 의도한 아들이신 예수님을 믿는 믿음을 가진 사람들의 삶에 관한 말씀이기 때문이다. 이 말씀들은 행동 규범, 즉 이런 일을 이렇게 행하라는 뜻이 아니라 믿음을 가진 자들은 이런 삶을 살게 될 것이라는 말씀이다.


즉 예수를 바라보고, 예수님을 믿고 담대하게 하나님께 나아가자는 권면의 연장선상에 있는 말씀이기에 결국은 그 믿음을 가진 사람이 되라는 의미다. 그런 사람이 되면 이렇게 살게 된다는 말씀이란 뜻이다. 


언뜻 생각하면 이 권면들은 여러가지 사안에 대한 개별적인 권면처럼 보일 수 있다. 형제를 사랑하는 것과 손님을 대접하는 것 그리고 학대 받는 자를 생각하는 것과 혼인 그리고 돈과 같은 요소는 연결되어 있지만 서로 다른 것이고, 또한 권면 또한 다르다. 그러나 이것은 앞서 이 모든 말씀이 결국 믿음을 가지라는 말씀이라는 맥락에서 보면 하나의 권면이다.


같은 반복이지만 결국 그리스도로 거듭난 사람, 예수님을 담대히 믿는 사람, 예수님의 구속이 나를 구원했고 그로 인하여 이제 죄 없는 인생이 되었다는 것을 온전히 믿는 사람들의 삶, 그 하나를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형제를 사랑하는 것이나 손님을 대접하는 것, 학대 받는 자를 생각하고 혼인을 귀하게 여기며 돈을 사랑하지 않는 것은 모두 보이지 않는 믿음 그 하나가 나타난 삶의 모습이다.


따라서 이 모든 것의 본질은 믿음이다. 그리고 이 믿음은 예수님께서 나를 구속했다는 것이 진동하지 않는 땅과 같이 굳건한 믿음이다. 예수님의 십자가 희생이 자신을 온전하게 죄 없는 존재가 되게 하였다는 믿음이 이 권면대로 살게 하는 본질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것을 각각 지켜내려고 한다. 그것은 모든 것을 떠나 예수님의 구속을 믿지 않는 것이다. 믿기만 하면 자연적으로 되는 것을 노력하고 있다는 것은 믿지 않는다는 뜻이다. 형제를 사랑하는 것, 손님을 대접하는 것, 학대 받는 자를 생각하는 것, 혼인을 귀하게 여기는 것과 돈을 사랑하지 않고 족하게 여기는 것은 모두 믿음의 한 단면들이다.


형제 사랑하는 것을 계속한다는 것은 항상 형제를 사랑하라는 의미다. 다시 말해서 항상 형제에게 의미 있는 존재로 있으라는 뜻이다. 성경이 말씀하시는 사랑의 가장 큰 뜻은 존재의 의미가 되는 것이다. 사람이 하나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를 (먼저) 사랑하셨다고 하신 것을 생각해보면 사랑이 존재의 의미라는 것임을 확실히 알 수 있다. 하나님께서 먼저 사랑하셨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창조하셨다는 것이 그 배경이고 전제다.

사랑은 여기 있으니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요 오직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사 우리 죄를 위하여 화목제로 그 아들을 보내셨음이니라(요일 4:10)


창조주와 피조물 사이에서 존재의 의미는 당연히 창조주가 부여한다. 존재의 의미는 피조물이 가질 수 없는 영역이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지으실 때 분명한 목적을 정하셨고, 그 목적은 피조물인 사람의 존재 이유이므로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셨다고 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우리 존재의 의미를 정하셨다는 것이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신 것이라는 말씀이다.


따라서 형제 사랑하는 것을 계속한다는 것은 형제에게 항상 존재의 이유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것은 항상 형제로 있으라는 뜻이다. 이 형제는 육신의 형제가 아니라 그리스도라는 동일한 본성을 가진 사람 상호간의 관계다. 그리스도라는 것이 하나님의 의가 육신이 된 사람들이므로 서로가 그리스도의 본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하나님이 같은 아버지라는 의미다. 아버지가 같아서 형제라는 뜻이다. 그 아버지는 당연히 하나님이고, 하나님의 의가 자기 육신이 되었을 때 아들이니 형제는 하나님의 의가 자기 본성이 된 사람의 관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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