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은 언제인가?

Category : 김집사의 뜰/복음 담론 Date : 2015. 12. 24. 14:11 Writer : 김홍덕

12월 25일 크리스마스다. 'Christmas'라는 말은 <예수 축제>라는 뜻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어원의 의미와 전혀 상관이 없는 성탄절, 크리스마스이다. 그것은 비단 세상만 그런 것이 아니다. 예수님을 믿는다는 교회도 크게 다를 것 없다. 성탄 헌금을 하고 그 내역을 주보나 그와 비슷하게 공개하는 것과 같은 것도 그렇고, 많은 이들이 12월 25일을 두고 <예수님이 오신 날>이라는 대명사로 보고 있다는 것이 그렇다. 그것은 마치 구원파가 '네가 구원 받은 날이 언제인가?' 묻는 것과 같다. 구원의 날이 달력에 있다고 생각하는 가치관이나, 달력의 어떤 날이 예수님이 오신 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같은 것이 아니겠는가?


또 어떤 이들은 12월 25일은 태양신을 섬기는 기념일인데 예수 탄생일이 되었다고 하기도 한다. 또 어떤 이는 성경에 예수님이 나시던 상황을 보면서 별이 있었다는 것이나, 유월절의 절기와 같은 것을 기준으로 예수님이 나신 때가 봄일 것이라고 이야기 하기도 한다. 이런 이야기들은 성탄절에 교회에 가면 한 번쯤은 들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그런 이야기가 문제가 되는 것은 신앙의 시간과 시점을 크로노스적인 관점으로 보기 때문이다. 신앙의 어떤 절기나 예수님이 오시는 것과 같은 신앙적 사건이 자신의 인생 안에 있는 어떤 의미 있는 시점이 이나 상황의 전환이 아니라 객관적 시간의 개념으로 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에 대한 그런 객관적인 시각, 곧 크로노스적인 관점의 시간 개념으로 성탄절을 보는 것이나, 구원파가 구원의 날을 달력의 날로 말해보라고 하는 것은 같은 것이라는 것이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것은 사실이니까 그것을 달력으로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분명히 표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그 날을 정확히 알아서 매년 기념하는 것이냐 나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나신 것이 자신과 상관이 없는데 그것을 기념하는 것은 한국 사람이 미국 독립기념일을 즐거워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예수님께서 나신 것이 자신과 상관이 있다는 것은 자기 안에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이 잉태되고 자라서 거듭난 생명이 되는 과정에 들어선 사람이 가지는 의미를 만한다. 그러니까 그런 의미가 없다면 성탄절은 교회 아니라 하늘 가까운 우주에서 잔치를 연다해도 그냥 젊은이들의 흥분된 공휴일과 다를 것이 전혀 없는 것이다.


성탄절은 예수님께서 오신 날이다. 하지만 이것은 예수님께서 육신으로 오신 날을 기념하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 사실 그날이 언제지는 잘 모르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모든 것 보다 더 중요한, 아니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것이 있다. 그것은 자기 안에 예수님이 오셨는가 하는 것이다. 내 안에 예수님의 생명이 나셨다면 성탄절이 의미 있는 사람일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그냥 휴흥에 적합한 휴일 그것 뿐이다. 교회는 교회 방식대로 유흥을 즐기고(그나마 도덕적일 뿐), 세상은 세상적으로 유흥을 즐기는 것일 뿐이다.


교회에 대하여 다소 날선 이야기를 하는 것은 이 블로그에서 늘상하는 이야기와 같은 이유이다. 예수님을 안다는 것은 예수님의 입장에서, 예수님의 본질적인 정체성을 아는 것이어야 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니까 예수님의 이름을 빌어 세상에서 성공하는 것을 신앙이라고 하는 것은 예수님의 본질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생 어디를 봐서 예수님이 세상에서, 세상의 법으로 성공하신 분으로 보이는가? 그런데 교회들은 예수님을 믿으면 이 세상에서는 물론이고 죽어서 천국에 가서도 호의호식하며 산다고 가르친다. 그런 것은 예수님의 본질이 아니다.


그러므로 그런 예수님이 오심을 찬양하는 것, 기뻐하는 것은 세사아 살아가는 것을 본질로 보는 사람에게, 실상은 본질이 아니지만 자신들이 본질이라고 믿는 것에 관한 문제를 해결해주는 슈퍼맨이나 헐크 혹은 아이언맨과 같은 히어로로서의 예수님을 믿는 것이지, 사람의 정체성을 알려 주러 오신 예수님을 아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기쁨과 찬양은 육신의 문제를 해결하는 이방신과 같은 신으로 모욕한 예수님, 아니 그들만의 예수님이 탕생한 것을 기뻐하는 것일 뿐이다.


성탄절이 언제냐? 그것은 자신 안에 이 인생이 하나님의 창조 목적 안에 있다는 것을 아는 그 때가 예수님이 오신 날이다. 예수님 오신 목적이 그것이니 사람 안에 그 목적이 열리는 것이 바로 성탄절인 것이고, 크리스마스 곧 <예수 축제>의 날인 것이다. 그것은 다른 말로 보면 하나님의 세계가 열리는 태초의 날이기도 한 것이다. 즉 하나님의 세계가 열리는 날이 바로 성탄절이라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보이신 인생을 만드신 하나님의 뜻이 자신의 삶의 의미가 된 날을 맞이한 사람, 그 사람에게 그 날이 성탄절이고 천지창조의 날인 것이다.


그것이 아니라,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해 주시는 하나님,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님, 돈 달라 밥 달라, 여(남)자 달라, 직장 달라, 자식의 성공을 달라는 것을 기도할 수 있는 신으로 오신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에게는 그 날이 12월 25일인지 아니면 봄의 어느날인지가 중요할 것이다. 구원파에게 구원 받은 날을 날짜로 말해야 하는 것 처럼. 그러니까 하나님께서 예수님을 보내신 뜻, 곧 사람의 존재 목적을 아는 날이 성탄절이고, 그런 날이 없었다면 성탄절에 설칠 것이 없다. 왜냐고? 아무 상관없는 날이니까?


그러나 오히려 세상은 거꾸로 되어 본질을 아는 이들은 조용하게 지낸다. 어떤 날을 특별히 정해서 예수님 오심을 기념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자기 안에 생명으로 계신 이를 특별히 날 정해서 기념하려 하겠는가? 자기 안에 예수님이 없는 사람들이 그렇게 하는 것이지, 죽은 사람에게 제사 지내고 기념하는가? 없으니 그렇게 하는 것이지. 예수님은 어느 특별한 날에나 오시는 분이 아니다. 바울 사도의 말처럼 사나 죽으나 그리스도와 함께 하는 것이지. 그게 성탄절이다. 



'김집사의 뜰 > 복음 담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십자가를 지는 삶이란 어떤 것인가?  (1) 2016.01.08
약할 때 강함 되시네  (0) 2015.12.28
헌신  (0) 2015.12.02
믿음의 온도차이  (0) 2015.11.06
성전의 물두멍과 세족의식  (0) 2015.10.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