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의 물두멍과 세족의식

Category : 김집사의 뜰/복음 담론 Date : 2015. 10. 29. 10:59 Writer : 김홍덕

물두멍과 세족의식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성전의 규례를 말씀하시면서 성전 뜰에 놋으로 된 물두멍(물바다)을 만들라고 하셨다.(출 30장 17-21) 하나님께서는 아론과 그의 자손, 그러니까 제사장이 성소에 들어가기 전에 물두멍에 손과 발을 씻지 않으면 죽기를 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하셨다.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이른바 <세족의식>과 연결된 말씀이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실 때 베드로가 “내 발을 절대로 씻기지 못하시리이다.”라고 하자 예수님께서는 “내가 너를 씻기지 아니하면 네가 나와 상관이 없느니라.”라고 답하신 것이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물두멍에 대하여 말씀하신 것과 같은 것이다.


시몬 베드로에게 이르시니 가로되 주여 주께서 내 발을 씻기시나이까 예수께서 대답하여 가라사대 나의 하는 것을 네가 이제는 알지 못하나 이 후에는 알리라 베드로가 가로되 내 발을 절대로 씻기지 못하시리이다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내가 너를 씻기지 아니하면 네가 나와 상관이 없느니라 시몬 베드로가 가로되 주여 내 발뿐 아니라 손과 머리도 씻겨 주옵소서 예수께서 가라사대 이미 목욕한 자는 발밖에 씻을 필요가 없느니라 온 몸이 깨끗하니라 너희가 깨끗하나 다는 아니니라 하시니(요 13:6-10)


성전(막)은 동쪽으로 난 문을 지나면 번제단이 있고 다음에 물두멍이 있고 그 다음에 성소와 지성소가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즉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는 먼저 번제단에서 자신의 죄를 씻을 제물을 제사장이 번제단에 사르고 다음에는 그들을 대표하는 제사장이 물두멍에 손과 발을 씻고서 성소에 들어가서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다. 즉 하나님을 만나는 절차라면 절차가, 자신의 죄를 번제단에서 사르고, 다음에 손과 발을 씻고서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다.



하나님을 만나는 것


여기서 하나님을 만난다는 것은 또 어떤 의미인가? 사람들은 하나님을 만나면 하나님께서 사람이 구하는 것을 들어 주신다고 생각한다. 그 생각은 틀리지 않지만, 문제는 ‘하나님은 사람에게 필요한 것을 공급하시는 분이고, 사람은 혜택을 보는 존재인가?’ 하는 것이다. 정말로 사람이 하나님을 만나야 하는 이유가 사람이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한 것이냐 그 말이다.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하염없다. 돈과 명예에서부터 천국에 가는 것까지 다양하다.


만약에 사람이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 하나님이 사람이 필요하다고 하는 소원을 들어주시기 위함이라면 번제나 손과 발을 씻는 것은 점쟁이에게 주는 복채에 불과하다. 자기 필요한 것 얻으려고 공급자가 제시한 것을 내어 놓고 그 기준을 통과하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이 하나님을 만나야 하는 것은 사람에게 필요한 것을 하나님께서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하나님께 잘 보여서 얻기 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필요로 따진다면 하나님께 사람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하나님이 사람을 만드실 이유가 없을 것이다. 


하나님과 사람이 만나야 하는 것은 하나님은 사람의 존재 목적을 가지고 계시고, 사람은 하나님을 표현할 육신의 삶이라는 형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둘이 만나서 하나가 되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이 하나님을, 하나님이 사람을 만나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하나님과 사람이 만나야 하는 것은 하나님께 이유가 있고, 혜택으로 따진다면 하나님께 유익한 것이다. 사람은 하나님과 만남으로 하나님이 유익해지는 것, 곧 영광을 얻으시는 것 자체가 사람에게 은혜가 되는 것이다.


그런 목적을 나타내는 곳이 성전이다. 성전이라는 건물 양식 안에 하나님이 계시고, 사람들은 성전을 보면서 하나님을 알게 되고, 하나님을 느끼는 것이 성전의 목적이다. 그렇게 보면 왜 우리 몸이 하나님의 성전인지 알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그 성전에서 하나님을 만난다는 것은 결국 사람이 그 심령에 하나님이 주인이 되시는 것, 하나님의 의가 자기 삶의 모든 것을 표현해 내는 생명과 목적이 되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성전 문에 들어서서 성소에 들어가 하나님을 만나는 과정은 한 사람이 하나님의 의와 자기 삶이 하나가 되는 법에 관한 것이다. 이는 성전이라는 건물 안에 계시는 하나님을 만나는 것과, 육신의 삶의 생명과 목적이 하나님이 되는 것이 하나임을 말씀하시는 것이다. 그것이 하나이기 때문에 사람이 성소에서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고, 그렇게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서, 하나님의 의가 자기 삶의 본질과 목적과 생명과 의미가 되기 위해서는 번제를 드리고 물두멍에서 손과 발을 씻어야 하는 것이다.



이미 목욕한 자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예수님과 베드로가 세족의식 때 나눈 대화에 대하여 깔끔한 설교를 들어보지 못했다. 대부분의 설교가 사람이 구원을 받았다 해도 행동으로 짓는 죄를 회개해야 하는 것이라는 것 이상을 말하지 못한다. 그리고 이것이 성전 물두멍과 상관이 있다는 것은 더더욱 들어본바 없다.


번제단에서 제물을 드렸다는 것, 자신이 번제와 같이 드려졌다는 것은 하나님의 의가 자기 생명이 되었다는 것이다. 하나님께 자신을 드렸다는 것은 자신의 모든 삶이 하나님의 의가 표현되는 것이라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즉 사람의 모든 행동은 사람의 유전자에서 비롯되었듯, 하나님의 의가 본성이 된 사람은 그 삶의 모든 생각과 행동이 다 하나님의 의를 나타내는 존재가 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생명이 달라진 것이기에 거듭난 것이라고도 한다. 이전에는 자기의 의가 삶으로 표현되었는데, 이제는 생명이 달라졌기에 하나님의 의가 삶으로 표현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것을 ‘거룩한 산 제사’라고 하시는 것이다. 살아서 움직이는데 그 움직임 하나하나가 다 하나님을 나타내는 것이기에 삶 자체가 살아 있는 제사가 되는 것이다. 이런 사람을 예수님께서 ‘이미 목욕한 자’라고 말씀을 하신 것이다.



그러면 왜 손과 발을 씻어야 하는가?


번제를 드린 자가 왜 물두멍을 거쳐야 할까? 왜 물두멍을 거쳐서 손과 발을 씻어야 하는 것인가? 그것을 생각해 보자. 손과 발은 모든 행위의 상징이다. 그래서 예수님도 손과 발에 못이 박히신 것이다. 행동으로 사람이 하나님의 아들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말씀하신 것이다. 그리고 물두멍의 재료는 놋이고, 놋은 거울이다. 이러한 것을 종합해 보면 물두멍에서 손과 발을 씻는 것은 번제를 드린 사람은 그 행동이 하나님의 의의 생명에 맞는 행동을 하게 된다는 말씀이다.


번제를 드린 이가 손과 발을 씨는 다는 것은 번제를 드리기 전, 그러니까 하나님의 의가 자신의 모든 생각과 행동을 주관하기 전에는 자신의 의가 손과 발로 표현한 것이다. 즉 모든 행동이 자신의 의를 나타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 번제를 드린 자, 목욕을 한 자는 그 행동이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는 행동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제부터는 하나님의 생명이 유전자와 같이 자기 안에 있어서 모든 생명체가 그 유전자에 의하여 모양과 행동이 정해지듯이 그 사람의 삶의 모양과 생각과 행동이 하나님의 의를 나타내게 된다는 것이다. 즉 손과 발로 표현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전의 행동이 아닌 번제를 드린 행동이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에 물두멍에서 손과 발을 씻으라고 하신 것이고, 예수님은 손과 발을 씻기지 않으면, 즉 행동이 하나님의 의를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면 예수님과 상관이 없다고 하신 것이다. 이것을 야고보 사도는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라고 한 것이다. 생명은 그 유전자의 명령에 따르는 행동을 할 수 밖에 없는데 그 행동이 없다면 죽은 것이라는 것이다.


그것을 말씀하시기 위하여 물두멍을 놋으로 만들고 그 안에 있는 물로 손과 발을 씻으라고 하신 것이다. 놋은 거울이다. 그렇다는 것은 놋을 보면 자신의 모습이 비칠 것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자신이 비치는 그 안에 있는 말씀(물은 사람을 채우는 말씀)으로 손과 발을 씻으라는 것이다. 그것은 그 말씀대로 행하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번제를 드림으로 얻은 자기 안에 있는 생명의 말씀에서 비롯된 삶을 살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했을 때 성소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당연한 것이다. 하나님을 만난다는 것이 바로 하나님과 하나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나님과 하나가 된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자기 삶의 내용이 되시고 자신은 그 하나님의 의와 생명을 표현하는 존재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듯, 내용과 형식이 만나듯, 목적과 방법이 만나듯이 하나님과 사람이 만나는 것, 그것이 하나님과 사람이 하나가 되는 것이고, 그렇게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사람은 번제를 드림으로 그 손과 발의 모든 행위가 내용이신 하나님의 의와 생명으로 표현하는 손과 발, 곧 행동인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손과 발을 예수님이 씻기지 않으면, 즉 행동이 그리스도의 행동이 아니라면 나와 상관이 없다고 하신 것이다. 그건 너무 당연한 것이다.(이때까지 베드로는 몰랐지만) 행함 없는 믿음이 죽은 것이듯, 삶의 모양과 행동이 그리스도의 생명에서 비롯되지 않는데 어떻게 예수 그리스도와 상관있는 사람이 될 수 있겠는가? 예수님의 말씀은 바로 그것을 말씀하시는 것이다. 그리고 성전에 물두멍을 두신 것도 바로 그것을 말씀하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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