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1:6-11)

앞서 우리는 성령은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는 십자가를 지는 존재라는 걸 알게 하는 분이란 걸 이야기했다. 핵심을 선명하게 설명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의도였고 실제 성령의 일이 그것이다. 사람의 일반적인 생각처럼 성령은 초자연적 기적을 일으키는 분이 아니라, 사람으로서는 믿을 수 없는 걸 믿게 하시는 분이라는 걸 아는 게 중요하다. 이걸 깨닫는 게 곧 구원이고 하나님의 아들로 거듭남이다. 나와 같은 육신으로 오셔서 낮고 천한 십자가를 지신 하나님 아들 예수를 보고 하나님 아들이 십자가를 지는 존재라는 걸 보고 같은 육신을 가진 나도 하나님 아들이 된다는 걸 믿는 게 구원이고 거듭남이다. 이걸 알게 하시는 분이 성령이다. 무엇보다 사람이 그렇게 되길 바라시는 게 하나님의 뜻이고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신 이유다. 그래서 성령은 하나님이시다.

 

사도행전은 성령께서 이 일을 행하신 실제 이야기를 전하는 말씀이다. 사도행전 속 기적은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이 하나님 아들이란 걸 믿게 되는 기적임을 전한 사도들의 행적을 기록한 성경이다. 이 주제를 시작인 15절에서 선언하고, 다음 6절부터 다시 그 세부적인 말씀을 전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그리고 그 세부적인 전개는 예수님의 승천으로 시작한다. 성령의 능력을 전하는 사도행전이 예수님의 승천으로 시작한 이유는 예수님이 가셔야 성령이 오시기 때문이다. 사도행전은 성령의 역사를 기록한 말씀이니 성령이 오시는 데서 시작한다.

 

그러하나 내가 너희에게 실상을 말하노니 내가 떠나가는 것이 너희에게 유익이라 내가 떠나가지 아니하면 보혜사가 너희에게로 오시지 아니할 것이요 가면 내가 그를 너희에게로 보내리니(요 16:7)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 핵심은 사실 승천보다 다시 오신다는 말씀, 흔히 재림이라 말하는 예수님의 약속이다. 재림에서 중요한 건 미래에 이루어질 일이 아니라 오늘 나는 다시 오신 예수님을 만났느냐가 더 중요하다. 오늘 내게 예수님이 오셨는지가 핵심이다. 현대를 사는 사람은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을 본 적이 없으므로, 예수님을 만난다는 자체가 다시 오신 예수님을 만난 것이기 때문이다. 이 만남이 없다면 예수님을 본 적이 없는 것이므로, 예수님의 증인이 될 수 없다는 걸 잊으면 안 된다. 교회라는 관점에서도 그렇다. 교회는 성령이 임한 사람의 만남과 모임이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재림은 그것을 볼 수 있는 시절을 사는 사람들만을 위한 약속이 아니다. 모든 성경이 오늘 나의 이야기이듯 재림도, 성령강림도 나의 이야기여야 한다. 그리고 그런 사람의 만남이 교회다.

 

제자들이 모여서 예수님께 물었다. "이스라엘 나라는 언제 회복됩니까?"라고. 예수님께서는 그건 하나님이 정한 것이니 너희가 알 바가 아니라고 하셨다. 언뜻 보면 답을 하시지 않은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예수님의 답은 "성령이 임하시면 회복된다". 그리고 그 회복은 제자들이 땅끝까지 이르러 예수님의 증인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제자들은, 또 우리는 예수님의 무엇을 증언하는 증인이 되어야 하는 것인가?

 

예수님의 증인이 된다는 건 예수님에 관해 증언하는 사람이 된다는 뜻이다. 이건 심도 있는 신학도 아니다. 그냥 상식이다. 그렇다면, 예수님의 증인이 되려면 예수님을 본 적이 있어야 한다. 보지 않고 증언하는 건 위증이거나 망상이다. 이와 같은 상식적 개념으로 봐도 예수님의 재림을 기다리는 사람이 예수님의 증인이 되겠다며 울며불며 기도하거나 찬양하는 건 모두 가식이고 거짓이다. 승천하셨다가 다시 오신 예수님을 만나야 예수님의 증인이 된다. 그건 재림하신 예수님을 만나야만 가능하다.

 

재림하신 예수님을 만나야 예수님의 증인이 될 수 있다.

 

예수님께선 이에 관해 분명히 말씀하셨다. 승천하셔야 성령이 오신다고 하셨고, 함께 계실 동안 말씀을 듣던 사람 중에 예수님을 만날 수 있다고 하셨다. 살아 있을 동안 하나님의 나라가 권능으로 임하는 것을 볼 자가 있다고 하셨는데, 하나님의 나라가 임한다는 게 바로 구름 같은 성도들과 함께 오시는 예수님이다. 말구유에 나시고 십자가에 달리신 과거의 예수님을 보지 못하였으나 우리가 만났다고 하는 것과 같이 구름 타고 오시는 예수님을 보지 못할 수는 있지만, 성령으로 다시 오신 예수님을 만나지 못한다면 그건 예수님을 믿는 게 아니다.

 

또 그들에게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여기 서 있는 사람 중에는 죽기 전에 하나님의 나라가 권능으로 임하는 것을 볼 자들도 있느니라 하시니라 (막 9:1)

 

사도행전은 그걸 말씀하시는 성경이다. 사도행전에서 사도들이 전한 복음을 듣고 예수님을 믿은 사람 중에는 예수님을 실제로 본 사람도 분명 많았다. 육신으로 오신 예수님을 만나는 게 전 인류의 사건이 아니라 예수님과 같은 시대를 살았던 일부의 사람이 누린 은혜였듯이 구름 타고 오시는 예수님을 만난다는 건 어느 한 시대를 사는 사람의 일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육신으로 오신 예수님을 보지 못하였으나 우리가 믿듯, 구름 타고 오시는 주님을 육신의 눈으로 보지 못한다고 재림을 경험하지 못하는 게 아니다. 예수님의 다시 오심은 성령으로 오심이고, 다시 임하는 하나님의 나라는 교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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