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 8:27-38) 나를 누구라 하느냐?

Category : 평교인의 성경 보기/마가복음 Date : 2022. 10. 31. 15:27 Writer : 김홍덕

변화산 사건 전, 더 의미 있는 시점으로는 십자가를 지러 가시기 전 예수님께선 제자들에게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 하느냐?’ 물으셨다. 아마도 모르실 리 없었을 것 같지만. 제자들은 엘리야 혹은 선지자 중의 하나로 생각한다는 걸 전했다. 그때 예수님께선 ‘(그럼)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라고 물으셨다. 이 물음에 베드로가 유명한 고백으로 답한다. “주는 그리스도라고.

 

교회를 조금만 다녔다면 이 말씀을 모르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이 말씀의 의미를 바로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이 말씀을 바로 안다는 건 십자가의 의미를 바로 안다는 것이고, 말씀이 육신이 되는 게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며, 자신이 죄가 없다는 걸 확신하는 사람이며, 예수님처럼 되려는 노력 같은 건 하지 않는 사람이란 의미다. 바로 온전한 그리스도라는 의미다.

 

불가피하게 오늘날 기독교인의 신앙을 소환할 수밖에 없는데, 오늘날 기독교인은 예수님이 누구신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예수님께서 나에게 무엇을 해 주시는지, 내가 원하는 것 예수님께서 내게 베푸시게 하려면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고 믿으며 신앙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기독교는 예수님의 이 질문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

 

“나는 너에게 누구이냐?(어떤 존재이냐?)”라고 묻고 계신다. 이 질문에는 “그럼 넌 나에게 어떤 존재며, 어떤 의미냐?”도 포함되어 있다. 이걸 함축하면 ‘너와 나는 어떤 관계냐?’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물으실 당시 사람들은 예수님을 엘리야 혹은 선지자 중의 하나로 여겼다. 엘리야는 기적을 행하는 선지자였다. 그것도 민생의 문제를 기적으로 해결하는 선지자였다. 그리고 선지자는 자신들의 행위를 책망하는 사람이었다. 즉 예수님을 자신들의 행위를 교훈하는 선지자로 알았다는 의미다.

 

반면에 베드로는 예수님을 그리스도라고 답했다. 그러자 예수님께선 자신이 십자가에 달리실 것임을 제자들에게 알려 주셨다. 이를 말리는 베드로를 사탄이라 책망하시면서까지 말씀하신 건 그리스도는 십자가를 지는 존재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에게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라오라 하셨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라오라고 하신 것에 우리가 그리스도로 거듭나야 함을 대입하면 우리의 구원인 그리스도로 거듭나는 것은 십자가를 지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우리는 그리스도로 거듭나 십자가를 지는 그리스도로 살아야 하는 존재란 것이다. 이게 우리 인생의 목적이며 존재의 의미다.

 

그리스도는 십자가를 지는 존재고, 우리는 그리스도로 거듭나야 하는 존재

 

사람들은 그리스도를 논한다. 안다고 말한다. 심지어 매일 회개하는 자신이 그리스도로 거듭났다고 말한다. 겨우 기름 부은 받은 자라는 단어의 의미나, 그 의미가 곧 메시아(구원자)라는 걸 안다고 자신이 그리스도에 대해 안다고 여긴다. 그리고 무엇보다 심각한 건 그 구원이 대신 지불이란 개념의 대속에서 비롯되었다고 여기는 것이다. 예수님의 구원을 죄는 내가, 벌은 그리스도가로 아는 게 그것이다. 분명히 말하지만 그건 그리스도를 전혀 모르는 거다.

 

예수님께서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고 물으신 물음 속에는 너희와 내가 별개의 존재가 아니라는 의미가 들어 있다. ‘(You)’라는 말이 이를 증명한다. ‘사람들(Who)’과는 완전히 다르다. 그리고 십자가를 지신 그리스도가 그리스도로 거듭나야 하는 우리에게 십자가를 지고 따라오라 하셨다. 우리를 정체성이 같은 존재로 부르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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