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 13:28-37) 깨어 있으라

Category : 평교인의 성경 보기/마가복음 Date : 2023. 4. 15. 07:00 Writer : 김홍덕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종말을 세상의 종말이 아니라 한 개인의 신앙으로 설명한 건 별스러운 게 아니다. 오늘날 세상에서의 성공을 빌며 그리스도를 믿는 교회들을 멸망의 가증스러운 게 거룩한 데 서 있는 것이며 거짓 그리스도라고 하는 건 자극적일 수 있겠지만, 양심을 가지고 자신이 교회에서 또 다른 데서 기도하는 내용이 과연 십자가를 지는 그리스도를 믿는 것인지 돌아보면 오히려 놀랍고 솔직해질지 모른다.

 

예수님께서는 무화과나무를 보면서 이 모든 비유를 배우라고 하셨다. 저주한 무화과나무와는 결이 다르다. 생명과 하나님의 세상 경영은 징조가 있다는 말씀이다. 우리가 벚꽃이 피면 봄이 온다 생각하는 것 같이 사람의 신앙 여정에서도 육신의 평안과 세상에서의 성공을 비는 믿음도 조금만 살피면 그 안에 생명이 없음을 알게 된다는 말씀이다. 하나님을 믿는다는 과정을 진지하게 걷다 보면 과연 이게 맞나?’라는 의심이 드는 게 정상이다. 바로 그런 깨달음이 무화과나무를 보며 여름이 오는 것을 아는 것과 같다.

 

육신의 평안과 세상에서의 성공을 비는 신앙 속에서 ‘이게 맞나?’ 반추하는 게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징조다.

 

이를 알려면 깨어 있어야 한다. 신앙인들은 깨어 있다는 의미를 혹시나 죄를 범할까 염려하고 긴장한 상태로 사는 걸로 안다. 그건 엄청난 모순이다. 구원받았다는 건 죄가 없다는 것인데 죄를 범할까 염려한다는 건 자기모순이다. 오히려 이런 모순을 아는 게 깨어 있는 것이다. 자신이 가고 있는 신앙이 과연 맞는 것인지 생각해 보는 것, 이게 온전한 깨어 있음이다.

 

생각해 보면 교회에서 배우고 나누는 것들에 얼마나 많은 모순이 있나? 구원받았다고, 하나님의 아들이 되었다고 하면서 회개로 기도를 시작하는 게 맞는 일인가? 천지를 창조하시고 실수도 하지 않으시는 하나님께서 경영하시는 세상이 잘못되었다고 고쳐 달라고 기도하는 게 맞는 말인가? 기도하고 봉사해야 한다고 말하는 게 육신으로 의로워지려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게 맞는 말인가? 하나님은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는다면서 욥의 친구들처럼 육신이 흉흉한 일을 당하면 하나님께 죄를 지은 게 없는지 돌아보거나 권면하는 게 맞는 신앙인가?

 

이런 수많은 모순 속에 살고 있는 자기 모습이 바로 무화과나무 잎에 무성해진 것이다. 그저 기본적인 상식만 있어도 의심할 수 있는 교리와 종교 속에 살면서 징조를 알지 못한다는 게 바로 잠자는 것이다. 이것에서 깨는 것, 그래서 지금 자신의 신앙이 많은 모순 속에 있다는 것, 더 나아가서 지금의 신앙을 이루는 하늘이 무너지고 이 신앙이 만든 세상이 종말을 맞아야 비로소 예수님을 바로 만날 수 있다. 그제야 비로소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을 만날 수 있다.

 

예수님의 말씀처럼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있던 사람 중에 이렇게 깨어 있는 이들이 있었다. 자기 가치관의 종말을 맞이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이 없었다면 오늘날 누구도 예수님을 바로 알 수 없다. 먼저 제자들은 성령이 오시므로 자신들이 알고 있고 믿었던 그리스도를 버렸다. 그리스도가 이스라엘의 독립과 가난과 질병 없는 세상을 이룰 것이라 믿던 세상의 종말을 맞았다.

 

그들은 깨어 있었다. 예수님이 자기가 믿었던 그리스도가 아니었다는 사실에 갈등했다. 그래서 빌라도의 뜰에 찾아갔다. 그리스도는 왕이 되고 기적을 일으켜야 하는데 어째서 채찍질 당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게 깨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성도들은 어떤가? 수많은 모순 속에서, 자기 스스로조차 하나님께 세상에서의 성공을 구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저 어떻게 되겠지?'라는 마음인지 그냥들 살고 있다. 그저 육신의 일에 어떤 흉사가 생기지나 않는지 전전긍긍하면서. 큰 문으로 가는 많은 사람을 떠나면 육신의 삶이 힘들어지지 않을지 염려할 뿐이다. 그 생각이 바로 육에 속한 것이고, 높아지는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인데도 깨어 있지 않는다.

 

예수님께선 분명히 모든 사람에게 깨어 있으라고 하셨다. 오늘 나의 신앙에 여름일 올 것을 알리는 무화과잎의 무성함과 같은 징조가 없는지 살펴야 한다. 지금은 다들 높아지는 그리스도, 육신과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그리스도를 믿고 있을 뿐이다. 자신이 그렇다는 걸 아는 게 깨는 것이다. 조금만 양심이 있다면 알 수 있다. 이것을 알아야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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