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 13:24-27) 다시 없을 환난

Category : 평교인의 성경 보기/마가복음 Date : 2023. 4. 13. 07:00 Writer : 김홍덕

람들의 비난, 혈육의 대적도 끝까지 견디기 힘든 일인데, 환난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해가 어두워지고 달이 빛을 잃을 것이며 별이 떨어지고 하늘의 권능이 흔들릴 것이라고 하셨다. 그리고 나면 인자가 구름을 타고 큰 권능과 영광으로 오는 걸 사람들이 볼 것이라고 하셨다. 그리고 택하신 자들을 끝까지 모으신다고 하셨다.

 

이 말씀은 여러 복음서에 있다. 그리고 많은 종말론자가 믿음의 근거로 삼고 있다. 말씀을 문자 그대로 해석해서 하늘의 태양과 달과 별이 떨어질 것이라 믿는다. 그러나 과학적으로 본다면 지구가 태양에 흡수되면 몰라도 해가 지구에 떨어질 일은 없다. 과학을 믿으려면 그나마 잘 믿어야 할 텐데 모든 신앙과 믿음이란 게 이렇듯 자기에게 유리한 대로 믿는다. 아무튼 이 말씀은 하늘의 태양과 달과 별에 관한 말씀이 아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이 말씀을 해와 달과 별에 관한 말씀으로 믿는 건 눈에 보이는 것을 본질로 보는 근원적인 사람의 철학 때문이다. 이게 기독교 신앙에 잘 녹아 있는데, 자녀에게 세상에서 성공해야 하나님께 영광이지?’라고 하는 것, ‘좋은 교회 건물을 지어 놓고 하나님이 기뻐하실 것이라고 하는 식의 말이 그렇다. 눈에 보이는 것이 곧 하나님의 은혜와 영광과 벌이라고 믿는다.

 

떨어지는 하늘의 권능과 태양은 세상과 육신의 문제를 해결하는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이다.

 

이 말씀은 물리적인 태양과 달에 관한 말씀이 아니라 사람이 태양과 달과 별에 부여한 의미에 관한 말씀이다. 사람에게 하늘은 운명이고 태양은 영광이며 달과 별은 고난 속의 희망이다. 이런 것들이 땅에 떨어진다는 건 한 마디로 사람이 기대하고 삶의 의미로 삼고 있는 모든 게 망한다는 의미다. 사람이 자기 의로 삼고 있던 것, 자기 신앙과 믿음으로 삼고 있던 것, 삶의 희망과 의미로 삼든 모든 것들이 다 허무하게 된다는 의미다.

 

이를 증명하는 말씀을 예수님이 하신다. 이 모든 일이 있어야 예수님이 오신다는 말씀이 그것이다. 예수님이 오신다는 건 비단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있게 오신다는 일에 한정하지 않는다. 한 개인에게, 한 사람의 심령에 예수님께서 오시는 게 더 본질적인 의미다. 무엇보다 내 마음에 예수님이 오시지 않는다면 구원이 없다. 예수님이 마음에, 심령에 오신다는 건 예수님처럼 하나님의 말씀이 내 육신, 곧 내 삶이 되었다는 의미다. 이게 그리스도로 거듭남이다.

 

그렇다면 이 모든 예수님의 말씀은 한 사람에게 그리스도가 오시는 일, 한 사람이 예수님처럼 하나님의 말씀이 육신이 된 그리스도로 거듭나는 과정에 관한 말씀이다. 육신과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그리스도를 기다리고, 눈에 보이는 것을 본질로 알기에 험한 일은 하나님의 벌이고, 세상에서 성공하면 하나님의 은혜로 아는 신앙이 다 땅에 떨어져야 오시는 분이 그리스도라는 말씀을 하고 계신 것이다.

 

이 말씀을 바로 앞에서 듣고 있었던 제자들은 이 말씀을 듣는 순간까지 예수님이 이스라엘을 로마 속국에서 벗어나게 하고, 오천 명을 먹이시는 능력으로 가난을 해소하며, 죽은 자를 살리는 능력으로 모든 질병을 고치실 것이라 믿고 있다. 그런 나라가 하나님 나라며, 그리스도는 그런 능력으로 왕이 되어 영광을 얻는 존재라고 믿고 있었다. 그래서 예수님이 십자가를 진다는 걸 인정하지도, 믿지도 못했다. 심지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서도 기쁘지 않았다.

 

예수님께선 그런 제자들의 모든 믿음과 신앙이 모두 떨어질 것이란 말씀을 하고 있다. 그게 바로 해와 달과 별이 땅에 떨어진다는 것이고, 하늘의 권능이 무너진다는 의미다. 제자들에겐 세상 문제, 사람이 가진 가난과 질병이 해결되는 하나님 나라에 대한 희망과 예수님께서 그 일을 이루신다는 믿음이 하늘이고 해와 달 그리고 별이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그 모든 신앙과 믿음과 달리 십자가를 지셨다. 그들의 모든 희망이 날아가 버렸다. 하늘의 권능도, 해와 달과 별도 모두 떨어진 것이다. 그런데 그 일이 있고서 예수님이 오셨다. 다시 오신다는 예수님이 성령으로 오셨다. 성령이 오셔서 이 모든 예수님의 말씀을 알게 하셨다. 제자들 심령 안에 예수님의 모든 말씀이 생명이 되었다. 예수님처럼 말씀이 육신이 된 것이다. 예수님의 말씀처럼 하늘이 무너지고서 예수님께서 오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