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 12:1-12) 포도원 농부의 비유

Category : 평교인의 성경 보기/마가복음 Date : 2023. 3. 22. 07:00 Writer : 김홍덕

예수님은 장사하고 있는 유월절을 지키기 위한 제물을 뒤엎는 권세가 어디에서부터 온 것인지 시비를 걸어온 대제사장들에게 세례 요한의 소환해서 그 권세가 어디서 온 것인지 말하지 않으시겠다고 했지만 실상은 아주 상세하게 말씀하신다. 바로 포도원 농부의 비유다.

 

우리가 잘 아는 내용이지만 다시 살펴보면, 한 사람이 포도원을 만들고 농부들에게 세를 주고 떠났다. 그리고 포도원의 소출이 날 때쯤 되어 소출 얼마를 받으려고 종을 보내니 포도원에 고용된 농부들이 주인이 보낸 종을 때리고 죽였다. 이에 아들을 보냈는데 그마저 죽였다. 그렇다면 결론은 뻔하다. 주인이 와서 농부들을 진멸하고 포도원을 다른 사람에게 주었다는 게 비유의 내용이다.

 

그런데 주목할 게 있다.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이 이 이야기가 자신들을 가리키는 이야기란 것을 바로 알아들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주인의 종과 아들을 죽인 농부가 바로 자신들이란 걸 알아들었다는 것이다. 예수님이 그들의 권세는 하나님이 주신 게 아니라 도용한 것이라고 하신 뜻을 바로 알아들었다는 점이다.

 

또 하나 생각해볼 것은 농부들은 왜 포도의 소출을 주지 않았는가 하는 점이다. 자기 포도원도 아니고, 주인이 달라는데 주지 않을 이유가 하나도 없는데 왜 주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다. 그 답은 이 비유 전후, 아니 성경 전반에 흐르는 바리새인, 대제사장들과 예수님의 갈등 속에 있다. 그들(농부)에겐 포도가 없었기 때문이다.

 

유대인의 나무인 무화과나무는 대제사장들, 바리새인, 서기관, 사두개인들과 같은 유대인들을 의미한다. 그들에겐 율법을 지키는 행위는 무성했으나 열매가 없었다.

 

포도는 그리스도다. 예수님께서는 직접 자신을 포도나무라고 했다. 예수님의 비유 속 포도원 농부는 누구라도 하나님을 의미한다는 걸 알 수 있다. 하나님께서 얻고자 하는 건 그리스도다. 그러나 농부들, 대제사장과 유대인들에게 그리스도는 없고 무성한 행위만 있었을 뿐이다.

 

그리고 그들의 행위는 곧 그들의 권세였다. 그 권세가 유월절을 지키는 편의를 합리화해 주었다. 그런데 예수님께선 그들의 그 권세를 강도짓이고 장사하는 것이라고 책망하신 것이다. 그래서 예수님께 무슨 권세로 이러는지 따진 것이다. 어쩌면 그들은 처음부터 예수님의 말씀을 알아듣고 있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건 행실이 아니다. 행실은 생명의 본성에서 비롯되는 종속변수다. 그리스도로 나면 그리스로 살고, 사람으로 나면 사람으로 산. 그리고 성경은 그리스도라는 생명에 대한 기술이다. 그리스도는 어떻게 나고 그리스도는 어떤 삶의 모습인지 말씀하신 글이고 책이다.

 

이 성경을 읽고 그리스도로 나지 않았는데 성경대로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잎만 무성하고 열매 없는 무화과나무고, 하나님과 장사하는 자며, 자기가 하나님께 드릴 것은 드리지 않고 원하기만 하는 강도며, 엄연히 주인이 있는 농장을 자기 것 삼는 파렴치한이다. 포도원 농부의 비유는 바로 이런 말씀이다. 그러니까 성경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모두 이 집합 속에 있다.

 

다시 한번 성경은 그리스도로 나면 다 지켜진다. 그리스도는 생명이므로 본성이 있다. 그 본성이 예수님을 십자가로 이끌었고, 그 본성은 성경대로 살 수밖에 없는 사람으로 만든다. 그리스도로 나기만 하면 된다. 모든 성경은 그리스도를 말씀하시는 것이다. 그러나 거듭났다고 하면서 노력하는 사람들은 포도원 주인에게 드릴 소출이 없다. 그리스도가 없기 때문이다. 노력하고 있다는 건 없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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