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방언을 ......

Category : 김집사의 뜰/덕이의 신앙 이야기 Date : 2013. 8. 15. 21:58 Writer : 김홍덕

원치 않게 중등부 성경공부 성경공부에 들어가게 된 덕이는 머지 않아 새로운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것은 바로 성경이었다. 사실 그때까지 덕이는 성경을 잘 몰랐다. 초딩시절 엄마가 구약을 다 읽으면 3,500원을 신약을 다 읽으면 2,500원을 준다고 했지만 호락한 일은 아니었다. 그 당시로서는 아주 큰 돈이었지만 그래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겨우 몇번 성경공부에 참석한 덕이는 어느새 자신을 성경을 많이 아는 사람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덕이는 사람들과 대화 속에서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니라"라는 야고보서 1:15절의 말씀이 사도행전에 있다고 우기다 창피를 당하게 된다. 그 일은 덕이에게 하나의 전환점이 된다. 그리고 그해 가을 중등부 자체적으로 하는 성경퀴즈 대회에서 처음으로 입상하게 된다. 2등으로......


그것은 덕이의 생활에서 새로운 재미었다. 이전 초등학교 시절 개척교회에서 예수 잘 믿는 아이라고 인정 받는 것과는 좀 다른 차원의 성취욕이 이루어진 것이다. 아주 큰 교회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판이 커졌다는 것을 덕이는 스스로 느끼고 있었고, 그래서 그 판에서 더 잘나가보자는 욕구가 덕이 가슴 깊숙이 자리잡게 되고 그것은 어른이 되고 장년이 될때 까지 자라는 나무의 씨앗과 같이 덕이 마음에 자리 잡게 된다.


그렇게 교회 생활에 스며들기 시작한 덕이에 교회의 친구들이 하나둘씩 생기기 시작했다. 탁구를 아주 잘치는 이란성 쌍둥이 형제를 비롯하여 거지 같이 다니면서 뭐든지 다 아는 것 처럼 말하고 다니는 아이 등등 친구들이 하나씩 생기게 되고 또 교회의 고등부, 또 대학생 형들도 하나씩 알아가게 된다. 그리고 얼마되지 않아 교회에는 어른들이 수요일 저녁에 드리는 예배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고 덕이는 친구들을 따라 수요 예배도 참석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날 수요예배를 마치고 집에 가려는데 친구들이 다시 교회 1층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덕이는 친구들에게 "어디가냐?"고 물었다. 그러자 친구들은 기도회를 한다고 했다. 그래서 덕이도 따라 갔다. 그곳에는 대학부 형들, 고등부 형들 그리고 몇몇 누나들이 모여서 이른바 통성기도를 하는 곳이었다. 처음에는 빠른 찬송가를 박수치면서 열심히 부르더니 "주여~" 삼창과 함께 시작된 통성기도는 거의 한시간씩 계속 되었다. 덕이가 3년 전인 초등학교 6학년까지 보았던 부흥회 장면이었다.


덕이에게 그것은 낮 설거나 이상한 곳은 아니었다. 오히려 익숙하고 잘 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덕이는 금방 그 분위기에 젖어 들었고, 한시간 쯤 지나서 목이 다 쉰 상태로 기도회를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데, 그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좋았다. 큰 소리로, 뭐라고 기도 했는지는 하나도 모르겠지만 그냥 한시간 기도하고 앉아 있었다는 것은 나름의 성취감을 주는 일임에 분명했다.


덕이는 어릴적 부터 특별한 꿈은 없었다. 뭐 의사가 되겠다거나, 선생이 되겠다거나 하는 그런 것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이 없었다. 세상에 물들지 않은 것이 아니라 철이 없었던 것일거다. 하지만 어릴적 엄마 손을 붙잡고 부흥회를 다니기 시작했을 때 부터 덕이는 교회에서 인정 받는 것을 아주 좋아했고,, 그것이 삶의 유일한 재미요 낙이고 또한 목표였다. 그런 덕이에게 통성기회를 마치고 난 다음의 성취감은 대단한 것이었다.


그 이후 이제 겨우 중 3인 덕이는 저녁 예배 마치고 있는 통성기도회의 고정 멤버가 되었다. 아니 오히려 그 시간만을 기다리면서 학교를 다녔다. 그 뿐 아니라 토요일이나 공휴일 전날 밤에는 산을 몇개씩 넘어서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기도원까지 찾아 다니면서 기도하는 아이가 되어 있었다. 그것은 덕이 삶의 모든 것이었고, 재미였다. 세상의 다른 곳에는 관심이 전혀 없었다. 공부 조차도.....


그러던 중 3 겨울의 마지막 수요일인 12월 30일, 저녁 예배를 마치고 난 다음 예배보다 더 기다렸던 기도회 시간이 되었고 덕이는 제일 먼저 가서 방석도 깔고 기도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덕이는 그날을 아주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그 날의 기도회 멤버들도 대부분 기억한다. 왜냐하면 그날은 덕이가 그렇게도 바라던 방언을 하기 시작한 날이기 때문이다. 


덕이가 영어 같은 두 단어를 반복적으로 하기 시작하자 방언이 터지는 것을 안 형들은 덕이를 붙잡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늘 같이 기도하러 다니던 방언을 먼저 받은 친구도 합세했다. 모두가 덕이를 붙잡고 때리듯이 기도하고 있었다. 그 때 덕이는 갓난 아이 머리만한 주먹을 가진 대학교 형이 등을 사정 없이 때리고 있는데도 전혀 아프지 않았다. 


기도회를 마쳤을 때 덕이의 기쁨은 하늘을 찌를 것만 같았다. 뭔가 신분이 상승한 듯, 뭔가 이제서야 자격을 가지게 된 듯, 아니 마치 귀족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렇게 많이 두들겨 맞았지만 전혀 아프지 않았다. 몇일이 지나도 하나도 아프지 않았다.(사실 그건 신비한 것이었다).그렇게 덕이는 초딩부터 바랬던 방언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