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은 그리스도에게만 있는 운명적인 일이다. 그리스도여야만 부활이 있다. 그리고 부활이 있다는 건 죽음이 있다는 걸 뜻한다. 다만 이 죽음은 사람이 생각하는 죽음과 다르다. 성경이 말하는 죽음과 사망, 어둠과 죄의 기준은 육신이 아니라 하나님이 사람을 만든 목적 곧 하나님의 의가 기준이다.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죽음은 사람이 창조의 목적을 벗어난 것이다. 그리고 이게 곧 성경이 말하는 죄다.

 

이 죄로 인한 죽음은 아담으로부터 왔다. 그러나 이건 태초에 만든 사람 아담이라는 그 한 존재를 지칭하는 게 아니다. 바로 육신을 좇아 사는 모든 사람, 그들이다. 즉 육신을 본질로 보는 사람, 그래서 육신의 행위로 의로워지려는 사람, 그래서 신구약을 막론하고 성경을 지켜서 의로워지려는 사람이다. 이 사람이 아담이자 사망 가운데 있는 모든 인류다. 그러니까 아담으로부터 사망이 왔다는 말은 모든 사람이 사망 가운데 있다는 말이다.

 

첫번째 아담은 자기의 의가 세상을 판단하는 기준을 가진 사람이다. 반대로 하나님의 말씀이 육신이 된 그리스도는 모든 기준이 하나님의 말씀인 사람이다. 육신의 죽음을 사망으로, 그 육신의 부활을 그리스도의 부활로만 보는 사람은 아담에게 속한 사람이다. 육신을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건 육신이 기준이고 본질이기 때문이다.

 

사망과 죄를 가져온 선악과의 일이 그렇다. 선악과를 먹었다는 건 선과 악을 판단하는 존재가 되었다는 의미다. 그 기준이 바로 육신을 본질로 보는 기준, 곧 육신의 정욕,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이다. 사람의 이런 모습을 하나님께서 죄라고 하신다. 이 아담, 이런 가지관과 정체성을 가진 모든 사람, 모든 인류가 바로 사망을 가져온 아담이다. 아담 안에서 사람이 죽었다는 의미가 이 뜻이다.

 

아담 안에서 모든 사람이 죽은 것 같이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이 삶을 얻으리라(고전 15:22)

 

바울 사도의 말씀을 다른 말로 바꾸면, 사망도 사람의 일이고, 부활도 사람의 일이다라는 의미다. 사람이 첫번째 아담의 본성 안에 있으면 사망 가운데 있는 것이다. 사람의 일이다. 우리의 일이고, 나의 일이다. 부활도 그렇다. 그리스도로 인해 부활이 있다. 그리스도는 말씀이 육신이 된 사람이다. 사람이 그리스도로 나면 사망이 아닌 생명이 있다. 항상 산 존재다. 그래서 그리스도의 본성으로 인해 죽은 것 같은 취급을 받아도 늘 살아 있다. 그래서 날마다 죽고, 또 날마다 부활한다. 이런 삶이 있어야 그리스도다. 그리스도 안에 있어야 모든 사람이 삶을 얻는다는 말이 이 말이다.

 

부활의 순서를 의미하는 말씀도 이 맥락 위에 있다. 예수님이 처음이고, 예수님이 강림하실 때 예수님께 붙은 사람이 다음이며, 그 다음은 모든 권세와 능력을 멸하여 원수가 왕노릇하지 못하게 하는 원수의 사망이라고 했다. 이 말씀은 사실상 그리스도에게 속한 사람과 하나님과 원수된 사람, 이 둘 뿐이다. 그리스도가 강림한다는 것이 바로 예수님께서 심령에 오셔서 그리스도로 거듭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부활에 대해 말씀하는 고린도전서 15장의 큰 줄기는 그리스도이기에, 그리스도이어야 만 부활이 있다이다. 그리스도로 거듭난 사람은 그리스도의 본성에 이끌려 날마다 죽는 존재, 부활할 수밖에 없는 죽음이 있는 존재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세례를 전했다는 게 바울 사도의 설명이다. 세례는 하나님과 원수된 것, 육신의 안목으로 세상을 보는 아담의 생명이 그리스도로 거듭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육신을 본질로 보는 하나님과 원수된 아담, 그 아담에 속하기에 하나님께서 사망 가운데 있다고 하신 사람은 물과 성령으로 거듭나 그리스도가 된다. 본성에 이끌려 육신을 내어주는 존재가 되는 게 거듭남이다. 이전과 다른 생명이 되었기에 거듭남이므로 그리스도가 아닌 존재가 그리스도가 되었기에 거듭남이다.

 

이 그리스도의 본성이 거듭난 사람을 이끈다. 이 생명 본성은 예수님처럼 너 옳다며 순종하게 하는 본성이다. 이 본성에 이끌려 낮아진다. 이것이 십자가고, 이것이 바울 사도가 날마다 죽는다고 한 죽음이다. 그러나 그 죽음은 하나님이 보실 때 온전한 인생이다. 생명이 있는 말씀이다. 그러니 죽을 수 없어 살리신다. 이게 부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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