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 신념 vs. 믿음

Category : 주제별 성경 보기/질그릇의 선택 Date : 2020. 10. 7. 04:00 Writer : 김홍덕

믿음에 대한 또 하나의 생각으로 불가능한 것,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될 것이라고 신념을 가지는 것을 믿음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자신의 믿음이 불가능을 가능한 것으로 바꾸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마음과 신념을 하나님께서 믿음이라 여기시고 기쁘게 이루어 주시리라 생각한다. 그것을 믿음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실상은 현실을 더 믿는다.


한 예를 들어보자. 아들을 간절히 바라는 부부가 임신하고 그 아이가 아들이라 믿는다면 설사 딸로 태어나도 다시 아들로 바꾸어 주시리라 믿어야 한다. 그러나 그런 사람은 없다. 사람들은 사람으로 할 수 없는 것을 이루어 주시리라 믿는 것은 간절한 믿음이라고 말하지만, 현실보다 약한 믿음이다.


그러나 이 상황이 더 문제가 되는 것은 객관적으로 보면 사람들의 믿음처럼 보이는 이 신념은 순종과 반대로 하나님을 움직이려는 마음이라는 것이다. 하나님의 생각이 사람을 주관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신념으로 하나님을 움직이려고 하는 것이다. 많은 경우 하나님을 위한 것이니까 하나님께서 들어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신념을 넘어 협박이다. “하나님 이거 들어주지 않으면 당신 손해야?”라는 말로 자기 신념을 관철시키려는 시도는 협박 그 자체이다.


알아야 하는 것은 하나님은 사람의 권면이 필요한 분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이 하나님의 일을 걱정할 것도 아니다. 걱정, 아니 생각은 그냥 하나님이 하시면 된다. 사람이 하나님을 움직이려 할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사람이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마음을 바꾸신다고 믿기도 하는데, 그 믿음도 사실은 신념이다. 하나님께서 마음을 바꾸시는 것은 기도와 기도하는 사람의 정체성이 이전과 달리 하나님의 뜻에 순종되었을 때의 일이지, 사람이 기도했다고 하나님이 마음을 바꾸시는 것이 아니다. 기도라는 것이 하늘의 뜻이 땅에 이루어지는 것이니 “너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물으시는 하나님의 뜻과 정체성에 맞는 존재가 되었을 때 그에 맞게 답하신다.


그리고 육신의 정욕으로 쓰려고 육신의 것을 구하는 기도 역시 기도하는 방법을 바꾸든 내용을 바꾸든 장소를 바꾸든 소용없다. 집에서 새는 쪽박은 들에 가도 샌다. 집에서 하나님의 뜻과 달리 부자되게 해 달라는 기도를 했는데 응답이 없다고 교회나 기도원에 가서 기도한다고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게 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신앙을 떠나 무식한 사람이다. 따라서 하나님께서 마음을 바꾸셨다면 기도하는 사람의 정체성이 바뀐 것이다.


그러므로 자기 유익과 육신의 정욕으로 쓸 것을 구하다가 하늘의 뜻이 땅에 이루어지는 것을 구하는 것으로 기도가 바뀔 때만 하나님도 마음이 바뀐다. 사실은 하늘 곧 하나님의 뜻이 사람에게 이루어져 사람이 바뀐 것이다. 그것을 순종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 보면 하나님이 마음을 바꾼 것이라고 어리석은 생각을 한다. 하나님을 육신의 평안과 성공을 담보하는 신으로 믿는 자리에서 자기 존재의 목적과 의를 가진 분으로 대하면 하나 님이 마음을 바꾼다. 그것이 아닌데 바꾸실 리 없다.


믿음으로 하나님을 바꾸는 것은 수동적인 믿음, 하나님의 뜻이 자신의 모든 것을 주관하심에 순종하는 믿음 그것만 하나님의 마음을 바꿀 수 있는 것이다.


너희가 하나님을 위하여 불의를 말하려느냐 그를 위하여 궤휼을 말하려느냐 너희가 하나님의 낯을 좇으려느냐 그를 위하여 쟁론하려느냐 (욥 13:7,8)


누가 주의 마음을 알았느뇨 누가 그의 모사가 되었느뇨 누가 주께 먼저 드려서 갚으심을 받겠느뇨 (롬 11:34,35)


그러므로 믿음은 하나님을 위한 자기 생각이 이루어지는 것을 믿는 것이 아니다. 자기 육신의 평안과 세상의 성공을 구하는 것도 아니다. 그것이 자기 생각에 하나님을 위하는 것 같을지라도 하나님은 사람의 배려나 변론이 위함이 필요하신 분이 아니다.


사람이 할 것은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것부터 하는 것이다. 그의 나라는 하나님의 의가 다스리고 백성은 하나님의 의에 순종하고 하나님의 의로 사는 사람들의 나라다. 하늘의 뜻이 땅에 이루어지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창조하시고 우리에게 율법을 주신 뜻이 자기 안에 이루어지면 모든 것이 다 된다. 그것을 믿는 것이 믿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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