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대표)기도

Category : 주제별 성경 보기/교회 Date : 2026. 8. 17. 22:42 Writer : 김홍덕

교회 예배 시간에 가장 짜증스러운 게 있다면 단연코 대표 기도입니다. 예배 시간에 짜증을 낸다는 게 잘하는 짓도 아닌데, 이걸 명분으로 논한다는 건 그 자체가 성경을 훔치는 것 같은 모순일지도 모르지만 예배의 일부라고 해서 아무런 비판을 할 수 없다는 것도 엄연한 성역화일 것입니다.

 

주로 장로가 담당하는 대예배의 대표 기도는 많은 경우 미리 원고를 작성해 와서 읽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이게 좀 민망한 일이었는데, 어느덧 대세를 넘어 마땅하고 좋은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그걸 아십니까? 듣고 있는 사람, 그 중에 매일 잠깐씩 만이라도 기도하는 사람은 대표 기도하는 사람이 평소에 얼마나 기도를 하고 있는지 단번에 알 수 있다는 사실을?

 

매일 기도하는 사람은 알 것입니다. 기도할 때 많은 형용사구나 수식어를 붙여서 기도하지 않는다는 것을. 매일 기도하는 사람들은 입으로 기도하는 동안 이미 다음 기도 제목이 머리에 계속 떠오를 정도이기에 수식어를 거의 붙이지 않고, 어떻게든 많은 기도를 빠짐없이 하려고 애씁니다. 그래서 어색할 정도로 많은 형용사나 수식어를 붙이는 기도는 바로 구분이 됩니다. 그리고 압니다. ‘매일 기도한다면 저렇게 많은 수식어를 붙이지 않는다는 걸.

 

물론 대표기도는 다소 간의 형식이 요구되기에 같은 의미라면 정제되고 순한 표현으로 기도하는 게 좋고 당연합니다. 이런 목적으로 기도문을 작성해 온다면 예배에 참여한 사람들은 그 기도에 동화가 될 것입니다. 이건 그야말로 유유상종의 마음이 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기도 참 잘한다라고 칭찬하는 기도가 바로 이런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례로 기도를 정말로 많이 하는 목사들의 기도에는 의외로 형용사나 수식어가 거의 없습니다.

 

좋은 기도는 소망을 이야기합니다. 예배에 참석한 사람들을 회개하러 온 사람으로 간주하기 보다, 하나님을 믿어 누릴 소망을 가진 사람들로 여기고 기도합니다. ‘우리가 주님 뜻대로 살지 못했음을 회개합니다라는 말보다, ‘여기에 모인 성도들이 더 성결된 삶을 살도록 인도하여 주시옵소서가 더 소망을 구하는 기도일 것입니다. 이런 기도가 성도들이 기도와 예배에 집중하고 마음을 열고 감동을 수용하게 합니다.

 

조금만 예배에 정성을 가지고 참예한 사람들은 어떻게 기도하나 보자!’ 그러지 않아도, 좋은 기도에 마음이 동화됩니다. 반대로 과한 수식어나, 교인들의 4영리 전도 대상자로 여기며 모두가 회개해야 할 것만 있는 사람으로 간주한 기도에는 쉽게 동화되지 않습니다. 이런 걸 구분할 수 있어야 좋은 기도를 할 수 있는데, 이건 공부로 구분할 수는 없고, 정말로 단 하나, 집과 일상에서 얼마나 기도하는 지로 알게 됩니다.

 

우리 말에 집에서 새는 쪽박, 들에서도 샌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대표 기도는 삶의 습관과 분리된 독립된 예배 의식이 아닙니다. 평소에 항상 기도하는 사람에게는 좀 더 격식을 갖춘 기도일 뿐입니다. 벌거벗고 살다가 교회에 간다고 하니 정장을 입은 사람과 항상 단정하게 입고 생활하던 사람이 정장을 입고 교회에 간 사람의 차이는 분명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대표 기도에 부담을 가지고, 심지어 기도 전에 책을 찾아서 좋은 문구를 인용하기도 하고, 인터넷을 뒤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좋은 기도는 정말로 간단합니다. 매일 기도하는 사람은 대표 기도를 한다고 해도 달라질 게 없습니다. 좀 더 사회적인 대표성을 가지고 조금 더 나은 모습으로 기도하는 것일 뿐입니다. 늘 기도하는 사람이 하는 대표 기도가 좋은 기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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