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상 3)

사무엘 상 3장에 들어가면서 하나님께서 사무엘을 부르시는 장면이 나온다. 그런데 하나님께 드려진 나실인이니 당연히 하나님을 알고 만났을 것 같은 사무엘이 아직은 여호와를 알지 못했다고 성경은 말씀하고 있다. 이건 살짝 의아스러운 부분이다. 어머니 한나의 서원대로 하나님께 드려져서 성전을 섬기며 자란 사무엘인데 여호와를 몰랐다니?

 

이 말씀들을 통해 사무엘에게는 하나님께 드려져서 성전을 섬긴 세월이 있고, 여호와를 만나 사사로, 제사장으로 살아가는 세월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세월의 구분은 사무엘에게만 있었던 게 아니다. 사실상 사람이 하나님을 만나려면 사무엘이 율법에 따라 성전을 섬겼던 것처럼 율법의 세월, 성경을 문자 그대로 행위로 지키려는 노력을 신앙으로 아는 세월을 지난다. 이는 출애굽 여정으로 잘 대표되고 있다.

 

특히 주목할 것은 사무엘이 <여호와>를 알지 못했다는 표현이다. 물론 구약이기 때문에 하나님이라는 호칭보다 여호와가 자주 사용되기도 하지만, 성경에서 여호와라는 하나님의 이름은 특별히 하나님의 정체성을 강조할 때 사용된다. 바로 하나님은 스스로 존재하는 <존재의 신>이라는 걸 강조할 때 여호와라는 하나님의 이름이 사용된다.

 

성전을 섬기던 사무엘이 존재의 신, 여호와를 만나다.

 

그러니까 성전에서 섬기는 동안 사무엘이 하나님을 아예 몰랐다는 말씀이 아니라 하나님을 여호와 하나님, 존재의 하나님으로 알기보다, 율법과 행위로 섬기는 하나님으로 알았다는 말씀이다. 이는 오늘날 아니 어느 시대의 신앙인들도 예외 없이 그 과정을 거치게 되어 있다. 율법이 죄를 깨닫게 한다는 말씀도 여기서 나온다. 율법적인 신앙생활을 해 봐야 행위로 하나님을 섬길 수 없다는 것, 행위로 하나님을 섬기는 자신은 언제나 죄인이란 걸 알게 된다.

 

율법적인 신앙생활을 통해 하나님은 행위로 섬기는 게 아니라 관계, 존재로서 만나야 하나다는 걸 깨닫게 된다. 그러니까 율법적인 신앙생활은 꼭 필요하다. 다만 그게 신앙의 전부거나, 일평생 그렇게만 산다면 그건 아주 불행한 일이 된다. 예수님께서 그렇게 책망하신 바리새인이 바로 그런 사람들이다.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가기 위해 광야를 거쳐야 했듯 율법적인 신앙은 복음으로 가기 위해 꼭 필요하다.

 

아이 사무엘이 점점 자라매 여호와와 사람들에게 은총을 더욱 받더라 (삼상 2:26)

 

사무엘은 그 세월을 잘 보냈다는 걸 알 수 있다.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사무엘을 불렀다는 게 이를 잘 증명한다. 여호와, 존재의 신이신 하나님께서 사무엘을 불렀다는 건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존재가 되었다는 걸 분명하게 증명한다. 비로소 하나님께 드려진 사무엘이 하나님의 뜻대로 사용되는 자리에 임하게 된 것이다.

 

언뜻 생각하면 사무엘이나 삼손과 같은 나실인은 특별한 존재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나실인은 우리를 상징하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누구나 하나님께 드려져야 하는 사람이다. 우리는 누구나 나실인이어야 한다. 하나님께 드려져야 한다는 것인데, 이는 우리 삶이 하나님이 뜻대로 살게 되는 걸 말한다. 사람은 그렇게 하나님의 뜻대로 살고, 하나님의 성품을 표현하기 위해 창조되었다. 이게 사람이란 존재에 대한 하나님의 예정이다. 나실인이 된다는 것이나,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뜻을 예정하셨다는 건 같은 의미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형제들아 내가 하나님의 모든 자비하심으로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사로 드리라 이는 너희의 드릴 영적 예배니라 (롬 12:1)

 

그리고 그렇게 하나님께서 예정하신 사람, 하나님께 드려지고, 우리 몸을 산 제사로 드리는 영적 예배를 드리는 사람이 되는 시작은 율법적인 신앙생활을 거치며 행위가 아닌 존재로서 여호와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다. 하나님을 존재의 신으로 만날 때 우리는 하나님을 만날 수 있고, 하나님의 예정하신 뜻이 나에게 이루어지며, 나는 하나님께 산 제사를 드린 사람이 된다.

 

이 영적 예배, 나를 나실인처럼 하나님께 산 제사로 드리는 건 내 육신이 하나님의 뜻에 따라 주관되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성경은 이것을 "말씀이 육신이 되는 것"이라고 선명하게 말씀하신다. 내 육신의 생각과 행동 모든 게 하나님이 사람을 창조하신 목적대로 되는 사람이 되는 것, 이것이 진정 <여호와> 하나님을 만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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