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상) 03. 아들을 얻은 한나의 기도

(삼상 2:1-11)

사무엘상 2장에는 어렵게 아들을 얻은 한나의 기도가 있다. 그런데 그 내용이 …, 오랫동안 자녀가 없다가 어렵게 아들을 얻은 어머니의 기도라고 보기에 너무 결연하고, 무겁다. 마치 인생의 큰 위기와 압제에서 벗어난 사람의 기도 같고, 큰 전쟁이나 다툼을 이겨낸 의인의 기도 같다. 비록 남편의 다른 아내 브닌나의 멸시가 있었다곤 해도, 전체적으로 내용이 자식 없던 여자가 아들을 얻은 감사의 기도라고 하기엔 너무 무겁다.

 

그럼 한나는 왜 이런 기도를 드렸을까? 그건 아들을 구하는 한나의 기도가 단지 여자가 아들을 구하는 기도를 넘어 하나님 앞에 여자와 같은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말씀이 육신이 된 하나님 아들로 거듭난 삶을 구하는 기도이기 때문이고, 하나님 앞에 거듭난다는 건 하나님을 대적하는 세상의 모든 권세를 이겨내는 일이기 때문이다. 다소 무거워 보이는 이 기도는 사람이 하나님 앞에 아들이 되는 일의 가치와 의미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아들을 얻은 한나의 기도는 단순히 자녀가 없어 멸시받던 한 여자가 아들을 얻어 드리는 감사의 기도가 아니다. 하나님을 대적하는 세상의 의를 좇아 살던 사람이 하나님의 아들이 된 감사와 그렇게 하나님 아들이 되도록 인도하신 하나님의 경륜을 감사하며 드리는 기도다. 다시 말해서 이 기도는 하나님께 순종하며 살아야 하는 사람이 하나님의 뜻을 떠나 살면서 세상의 종으로 멸시받다가 구원받은 기쁨으로 드리는 모든 인생의 기도다.

 

한나는 거룩하고 반석이신 지식의 여호와 하나님을 인해 원수들에게서 구원을 얻었다고 감사하고 찬양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원수는 자기를 멸시하던 남편의 다른 아내 브닌나가 아니다. 하나님의 아들로 거듭나야 하는 사람이 거듭나지 못하도록 하는 세상과 사람과 가치와 지식과 철학 등 모든 것이다. 성경이 말하는 원수는 이것들이다.

 

그렇다고 한나가 세상에 있는 하나님을 방해하는 모든 세력을 이긴 사람인 건 아니다. 그의 감사는 자기가 그걸 이겨냈다는 것에 관한 감사다. 세상에는 하나님의 아들이 될 목적으로 창조된 사람이 그 목적을 벗어나게 하는 것이 많으나 한나는 아들을 얻은 일로 자기는 그런 세상의 대적들을 이겨냈음을 감사하고 있다. 오늘 우리에게 하나님 아들이 된다는 게 하나님의 뜻대로 사는 걸 어둡게 하는 세상의 모든 대적을 이기는 것이고, 이건 기쁨이고 감사할 은혜임을 말하고 있다.

 

한나가 기도하여 가로되 내 마음이 여호와를 인하여 즐거워하며 내 뿔이 여호와를 인하여 높아졌으며 내 입이 내 원수들을 향하여 크게 열렸으니 이는 내가 주의 구원을 인하여 기뻐함이니이다 (삼상 2:1)

 

우리는 늘 하나님께서 사람을 창조하신 목적, 하나님의 성품을 표현하는 하나님 아들이 되는 걸 떠나게 한다. 그렇게 아들이 되지 못하도록 하나 하나님께 순종하면 나의 뿔로 표현된 내 존재의 의로움이 높아진다. 존재로서 존재 목적을 회복한 온전한 사람이 된다. 이렇게 하나님의 은혜로 하나님 아들이 되는 것, 이것이 우리의 감사요, 승리며, 은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