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기 1-2장) 욥기를 통해 보는 사탄 – 2

Category : 평교인의 성경 보기/욥기 Date : 2019. 2. 1. 22:07 Writer : 김홍덕

사탄도 하나님의 통치 아래에 있다.


욥기에 나타난 사탄의 모습은 우리가 알고 있듯 분명히 긍정적인 존재는 아닙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그 권세가 하나님을 대적할 정도의 존재는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천사를 이야기 할 때 사람보다 조금 못하게 만든 존재라고 우리가 알고 있는데, 그 천사가 타락을 했다고 갑자기 사람의 존재 정체성을 뛰어 넘게 되었다고 설정하는 것도 웃기는 이야기입니다. 더욱이 하나님이 만든 세상에서 하나님의 통치와 창조 질서를 단순한 타락 하나로 무너뜨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하나님을 아주 무능하게 보는 것입니다.


반대로 성경 전반을 통하여 가장 강력하게 하나님께 저항하고 타락한 존재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사람입니다. 때로 성경에서 사탄을 타락한 천사라고 말하기는 하지만 사람은 그 정도가 아니라 하나님과 같이 되려고 하나님을 거역한 유일한 존재입니다. 따라서 말이 좀 웃기기는 해도 사탄이 제 아무리 악한 존재라고 해도 사람의 악함이 한 수 위라는 것입니다. 왕의 말을 듣지 않은 자와 왕이 되려는 자가 어떻게 같을 수 있겠습니까?


또 욥기 안에서 보면 사탄은 하나님 말씀을 거역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 동의하지 않고 불만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욥의 몸에 손대지 말라고 했는데 욥의 육신을 괴롭게 했다거나, 욥의 생명을 취하지 말라고 했는데 죽이려 했다거나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면에서만 봐도 사람보다는 훨씬 하나님의 말씀을 잘 지키는 존재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뭐 사탄이 선한 존재거나 동정을 받을 만한 요소가 있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악함이 사탄의 악함보다 더하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것을 종합해서 보면 사탄은 하나님의 통제 밖에 있는 존재가 아니라 분명히 하나님의 통치 안에 있는 존재입니다. 심지어 욥기에서는 사탄이 하나님을 ‘주(主)’라고 부르는 것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예수님을 만난 귀신도 다윗의 자손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니까 사탄은 난데없이 나타난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을 거역하는 사람들 그 어느 하나 예외 없이 하나님의 주권 아래에서 하나님의 창조에 부합된 존재이듯 사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사탄의 어떠함만을 이해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이것은 사실 하나님의 창조섭리 전반을 이해하는 것에 관한 것입니다.




영이신 하나님과, 그 의의 형상인 사람과의 만남에 필요한 것


하나님께서 세상을 만드실 때에 말씀만으로 만드셨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때로 천사들을 보내서 어떤 일을 하신다고 말씀하시기도 합니다. 말만하면 되는 분이 굳이 또 어떤 존재를 만들어서 그것을 대신하게 하실 이유는 특별히 없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볼 때는 하나님의 정체성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나님을 절대자로서 생각하기만 할 뿐 하나님의 정체성을 곰곰이 생각해보지 않기 때문에 어느 날 ‘그럼 천사는 어떤 존재지?’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그 천사가 타락한 것이 사탄이라고? 그럼 사탄은 어떤 타락을 했다는 거지?’라는 문제도 궁금해지고, 그러다 욥기를 보면 ‘욥기의 이 장면은 또 뭐지?’라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그런 면에서 봐도, 하나님의 정체성과 하나님께서 세상을 지으신 목적과 사람의 정체성과 같은 기본 중의 기본들이 얼마나 자신에게 순종(아멘)되었는지가 정말로 중요한 것입니다. 이런 것에 대하여 아무런 개념이 없으면 성경은 구석구석 다 의문일 것입니다. 자기 안에 개념이 없다는 것은 하나님의 의가 자기 안에 들어와서 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의가 자기 안에 있으면 성경이든 세상이든 다 하나님의 의로 보게 될 것이고, 하나님의 안목으로 하나님이 만드신 세상과 그 경영을 보는데 이해되지 않을 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영이시기 때문에 회전하는 그림자도 없다고 하셨습니다. 형상이 없는 분이라는 것입니다. 형상이 없는 분을 육신의 눈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다시 말해서 형상이 없는 존재를 형상을 가지고 그 형상에 의지하여 무엇을 인지하는 사람과 같은 존재는 만나거나 볼 수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사람에게는 말씀을 하십니다. 그것은 사람이 말을 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그 얼굴을 드신다고 하거나 의로운 오른손으로 행하신다는 것도 같은 이치입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 중에서 가장 확실한 것은 하나님이 사람과 동일한 존재로서 사람에게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그것이 사람이 하나님을 가장 온전히 만날 수 있는 상황인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육신으로 이 땅에 육신을 가진 존재들을 만나러 오신 것입니다. 바울 사도는 예수님은 하나님의 본체라고 하였는데, 그것이 바로 이 말입니다.


이것을 알면 영이신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임재하시기 위하여 형상 혹은 사람이 인지할 수 있는 어떤 매개체는 그것이 천사든 바람이든 천둥이든 모두 하나님의 나타나심이고 기능적으로 보면 도구인 것입니다. 만약 사람이 육신으로 무엇을 인지하는 존재가 아니라면 천사도 천둥도 언어도 필요 없을 것입니다. 다만 우리가 육신을 가진 존재이기 때문에 육신의 감각과 육신 안에 있는 무형의 사고(思考)에 맞추어 하나님께서 우리와 만나기 위한 낮아짐이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왜 육신을 가지고 있는가? 예를 들어 하나님께서 영이시니 우리도 영과 같이 만드셨으면 될 것인데 그렇지 않은 것은 하나님은 이미 영이시기 때문에 영이 필요하신 것이 아니라, 그 영의 실존과 성품과 형상(이미지)를 나타낼 형상 가진 존재가 필요하신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 안에도 있는 본성입니다. 물론 하나님께서 우리를 만드셨기 때문입니다. 사람도 자기 안에 있는 의와 뜻과 생각을 최소한 말이라는 매개로라도 나타내려고 하는 본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그것입니다.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을 가졌다는 가장 근본적인 증거이기도 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천사든 사탄이든 또 세상이든 그 무엇이라도 하나님의 뜻을 표현하는 것에 필요하여 사람이 인지할 매개로 표현된 모든 것은 다 하나님의 도구입니다. 그래서 사탄이든 천사든 사람이든 그 무엇도 다 하나님이 주가 되시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면 우리가 아는 사탄의 정체성이 아주 모호해집니다. 그러나 그것은 사탄의 정체성이 모호한 것이 아니라, 사람이 평소에 하나님의 선하심에 대하여 크게 오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탄은 악한 존재인데 선하신 하나님의 도구로 사용된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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