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전서 12장에는 많은 은사를 언급하고 있고, 또 은사에 대한 많은 말씀이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앞선 글에서 설명한 대로 성령의 직임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선행되어야 은사에 대한 말씀을 바로 이해할 수 있다. 은사는 성령의 나타남, 곧 표현이기 때문이다. 성령의 능력은 기적이 아니라 거듭나게 하시는 게 본질이다.

 

12장에는 약 9가지의 은사가 언급되고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은사가 이 9가지로 한정되진 않을 것이다. 성령은 무한한 다양성을 가지신 하나님의 영이기 때문이다. 이건 곧 은사가 아무리 많아도, 기적이나 역사함이 아무리 많아도 한 하나님, 한 성령에서 비롯된 것이란 의미다. 성령의 모든 은사와 능력은 하나님께서 뜻하신 것의 표현이다.

 

그리고 하나님은 한 분이시고, 사람을 향해 하나의 뜻을 가지고 계신다. 그건 곧 하나님의 성품을 표현하는 형상, 말씀이 육신이 된 그리스도가 되는 것, 이 하나다. 성령의 모든 은사와 능력과 역사는 사람이 그리스도로 거듭나는 것을 위한다. 이는 다양하고 많은 직임이 한 주()를 위하여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 맥락을 잘 이해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성령의 능력, 행여라도 그게 자신으로부터 비롯되는 현상에 주목하면서 권력이 된다. 세상 지혜처럼 높이 올라가는 근거가 된다.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바라시는 단 하나의 뜻, 사람이 그리스도로 거듭나는 것은 예수님께서 몸소 보이셨다. 말씀이 육신이 되었다는 말씀이 그 본질인데, 사람을 향한 하나님의 뜻이 육신 곧 삶과 행동으로 나타난다는 뜻이다. 그리스도라는 정체성이 생명이란 것을 고려하면 생명의 본성이 삶과 행동을 이끈다. 모든 생명은 생명이 가진 본성대로 산다.

 

이처럼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진 예수님은 자기 육체를 십자가에 내어 주심으로 모든 사람을 구원하셨다. 모든 이를 유익하게 하셨다는 의미가 된다. 하나님께서 성령을 주심은 유익하게 하려 함이란 바울 사도의 말씀이 이것이다.

 

각 사람에게 성령의 나타나심을 주심은 유익하게 하려 하심이라(고전 12:7)

 

또한 각 사람에게 다양하게 성령의 은사를 주시는 건 하나님의 뜻이라고 했다. 앞서 설명한 사람이 그리스도로 거듭나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뜻이다. 따라서 모든 성령의 은사는 사람이 그리스도로 거듭나는 것을 위해서 나타나는 역사다. 어떤 한 개인에게 하나님의 영이 크게 임해 그를 신령한 사람으로 인식되게 하기 위함이 아니다. 그러니까 어느 기도원에 가면 영빨 있는 목사나 권사가 있다는 식은 은사를 주시는 성령의 뜻을 모르고 있다는 증거일 뿐 성령을 사모하는 마음과는 전혀 무관하다.

 

다시 한번 그리스도로 거듭나는 과정에는 십자가가 있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십자가는 너의 주장이 옳다는 순종으로 나의 육신, 내 육신의 수고를 내어주는 낮아짐이다. 육신이나 육신의 수고를 내어주는 존재가 종이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섬기러 오셨다고 하셨다. 이게 성령의 은사와 무슨 관련인가 싶겠지만, 성령의 모든 은사는 이처럼 다른 사람에게 내 육신의 수고를 내어줄 수밖에 없는 그리스도의 본성으로 사는 사람에게 주시는 성령의 능력이므로 방언 한다고 더 좋은 신앙이 아니란 것이다.

 

오히려 진정한 성령의 능력은 그리스도라는 본성을 인하여 사람을 섬기고, 벗어나려 해도 어쩔 수 없이 성경대로 살 수밖에 없는 사람으로 살게 하는 것이다. 이런 삶에는 예언도 방언도 병 고침, 아니 영혼을 구원하는 능력이 언제든지 나타난다. 그 삶은 하나님의 뜻 대로 사는 삶이기 때문에 하나님의 뜻을 위한 성령의 역사는 삶의 일부이고 분리할 수 없는 능력이다.

 

 

일반화하는 건 아니지만 고린도전서 12장에 언급된 은사들이 무엇인지 살펴보자면,

 

지혜와 지식 - 하나님의 영으로 난 자는 하나님이 창조한 세상의 지혜와 지식이 내재될 수밖에 없다. 말씀이 육신이 되었기 때문이다.
믿음 - 하나님께 순종함 없이 성령의 거듭남이 있을 수 없다 (믿음 = 순종)
병 고치는 은사 - 육신을 고치는 게 본질이 아니다. 예수님이 고친 사람도 다 죽었다. 성경이 말씀하시는 병은 영적인 병, 하나님과의 관계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그리스도로 거듭난다는 건 이 관계의 회복이다.
능력 - 가장 큰 능력은 사람이 바뀌는 것이다.
예언 - 그리스도의 생명 본성 - 아버지가 아들이 군에 갈 것임을 아는 것과 같다.(앞으로 몇 번 다루게 된다.)
영분별 - 특별히 구분의 기준점이 생기는 게 아니다. 생명은 자신과 같은 생명을 안다. 어린 아이에게 굳이 사람과 개의 차이를 말하지 않아도 사람과 개는 구분한다.
방언 - 같은 언어라도 하나님 나라의 말을 한다. 암호 같아서 다들 십자가를 이야기하지만 어떤 이는 십자가를 인하여 낮아지고, 어떤 이는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을 통해 세상의 성공을 구하는 것처럼 같은 말도 이렇게 다르게 듣는다.
방언 통역 - 성령으로 난 자는 성령으로 난 사람이 사람의 말로 하는 하나님 말씀을 하나님 말씀으로 인지하는 게 통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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