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앞의여자로서 마주하는 경건의 책임

특히 디도서가 이 술의 문제를여자를 향한 권면으로 배치한 구조는 깊은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영적인 거시적 관점에서 볼 때, 피조물인 인간은 그리스도라는 신랑 앞에서는 모두여자라는 경향성 속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여자라는 것은, 그분의 의()와 성품을 이 땅에 드러내야 하는 물리적 육신과 형식을 부여받은 존재임을 뜻한다. 성경의 비유 체계에서 남자가 보이지 않는 씨앗이자 본질이라면, 여자는 그것이 심겨 열매 맺는 밭이며 눈에 보이는 형식과 행동이다.

 

따라서 늙은 여자들에게 술의 종이 되지 말라고 하신 바울의 권면은 단순히 노년 여성들의 음주 습관을 지적하는 차원을 넘어선다. 복음의 시대를 사는 우리의 육신과 행위(형식)가 늙은 나이만큼 육식에 축적된 술로 대변되는 세상의 초등학문과 배금주의적 행함을 나타낼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 심긴 하나님의 의를 온전히 표현하는 경건한 삶의 도구가 되어야 한다는 강력한 본질의 연장선인 것이다.

 

늙은 여자의 경건의 거울인 젊은 여자

늙은 남녀가 생명 본성에서 비롯된 삶으로 증명한 경건은 단순히 개인의 수양으로 끝나지 않고, 다음 세대의 경건을 이끌고 교훈한다. 구약의 제사적 관점에서 보자면, 이어지는 젊은 남녀를 향한 권면은 앞선 세대의 선포된 모범에 대한 거룩한화답(Response)’의 영역이라 할 수 있다. 거룩한 행실로 본을 보이는 늙은 여자는, 젊은 여자들로 하여금 남편과 자녀를 사랑하고 근신하며 순전하게 제자리를 지키는 생명의 열매를 맺도록 이끈다.

 

여기서 우리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 있다. 현대 사회에서 자주 오해를 낳는자기 남편에게 복종하라( 2:5)”는 권면이다. 여기에 쓰인복종(휘포타소)’은 계급적인 억압이나 맹목적인 굴종을 뜻하는 단어가 아니다. 어원적으로 이 단어는창조의 질서 속에 자신의 자리를 바르게 정돈하다라는 아름다운 의미를 담고 있다. 비유하자면, 이는 열차가 자신을 속박하는 듯 보이는 철도 궤도 위에 올라 있는 열차가 철도 선로에 복종하는 것과 같은 개념이다.

 

성경이 제시하는 남녀의 기본 개념에서, 남편(남자)은 보이지 않는()와 생명의 본질을 예표한다. 따라서 남편에게 복종하라는 것은 단지 생물학적 남자라는 이유로 무조건 그 뜻을 따르라는 형이하학적 윤리가 아니다. 현실의 부부 관계에서 만약 아내가 하나님의 의에 더 밝게 깨어 있다면, 영적 의미에서는 오히려 아내가 남편()의 역할을 하는 그림도 성경적 이치에 전혀 어긋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성경이 말씀하시는 남편에게 복종하라는 말씀의 참된 의미는, 우리의 영원한 신랑 되신예수 그리스도라는 생명의 본성에 순종하며 살라는 뜻이다. 하나님의 의()가 자신의 생명이 된 사람이라면, 그 선한 본성의 질서에 스스로를 내어주고 복종할 수밖에 없는 것이 생명의 당연한 순리다.

 

젊은 남자, 공동체를 지키는 영적 군사

문맥의 흐름을 보면 젊은 여자는 늙은 여자의 모범을 통해 영향을 받는 구조인 반면, 젊은 남자를 향해서는 사역자인 디도가 직접 권면하라고 한다. 그 훈계의 내용 자체는 1장에 등장하는 장로의 자격과 궤를 같이하지만, 젊은 남자를 굳이 따로 떼어 권면하는 데는 나름의 깊은 의미가 있다.

 

본질적으로 젊은 남자는군인(Soldier)’을 표상한다. 군인이란 자신의 힘과 능력이 자기를 지키고도 남는 자로 그 넘치는 능력으로 타인을 보호하고 대적을 제압하는 사명을 띤 존재다. 그래서 바울 사도는 교훈의 부패치 아니함단정함’, 그리고책망할 것이 없는 바른 말( 2:7-8)’을 하는 젊은 남자는 경건한 삶을 위협하는 대적자들의 공격으로부터 교회 공동체를 지켜내는 군사와 같은 존재라고 말씀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우리는 성경이 말하는 경건이 결코 수동적이고 나약한 방어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의 무기력해 보이는 찢기심이 도리어 로마 백부장의 굳은 심령을 깨뜨리고 회개를 끌어냈던 것처럼, 거듭난 생명에서 비롯된 경건은 세상의 거짓을 박살 내는 하나님의 강력한 능력이다. 이 능력은 인간의 노력이나 훈련으로도 또 억지로도 만들 수 없는 생명의 본성이라는 절대적 능력이다.

 

범사에 선한 일로 본을 보이고 변질되지 않은 교훈을 지켜낼 때, 우리는 율법을 종교적 이익의 재료로 삼아 장사하던 그레데인과 할례당 같은 자들의 교만한 심리를 부수고 그들의 입을 막아버릴 수 있다. 바울이 디도에게 이토록 강하게 권면한 이유는, 거듭난 생명 안에 있는 진리의 지식과 영생의 소망( 1:1)에서 비롯된 경건은 세상을 이기고 대적을 제압하는 하나님의 놀라운 능력이다.

 

디도서 2장에 열거된 늙은 남녀, 그리고 젊은 남녀의 경건은 결국 하나의 결론으로 수렴된다. 이 모든 삶의 모양은 오직그리스도의 생명으로 거듭난 자의 생명 본성에서 비롯된 자연스러운 발현이다. 본성으로 살아내는 이 참된 경건은 세대를 이어 다음 사람에게 거룩한 본을 가르치는 생명의 통로가 되며, 동시에 타락한 세대와 헛된 종교성에 맞서 교회를 지켜내는 강력한 영적 군사력이 된다. 이것이 바로 디도서가 우리에게 일깨워주는 거듭난 생명의 본성이 이끄는 경건의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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