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나라는 중의적이다. 기독교인은 사후에 가게 되는 천국으로 믿지만, 핵심적인 건 사실 이 땅에 이루어진 하나님 나라다. 땅에서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살아야 죽어서도 천국에 갈 수 있다. 사는 동안 내내 삶을 고난이라 탄식(그게 지옥이다)했는데 갑자기 죽어서 천국에 가는 기적은 없다. 그건 기적이 아니라 모순이다.
예수님도 천국은 죽어야만 가는 나라가 아님을 분명히 말씀하셨다. 죽어서 가는 하나님 나라보다 지금을 인식하는 사람 자신에게 임한 하나님 나라를 강조하셨다. 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살면 죽어서는 당연히 그 나라에 속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하나님의 성령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나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임하였느니라 (마 12:28)
바리새인들이 하나님의 나라가 어느 때에 임하나이까 묻거늘 예수께서 대답하여 가라사대 하나님의 나라는 볼 수 있게 임하는 것이 아니요 또 여기 있다 저기 있다고도 못하리니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느니라 (눅 17:20-21)
이는 예수님이 전하신 복음 그 자체다. 우리가 잠시 잊기도 하는데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시고 처음 전한 복음의 일성이 바로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느니라" 였다.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왔느니라 하였으니 (마 3:2)
가라사대 때가 찾고 하나님 나라가 가까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 하시더라 (막 1:14)
예수님의 이 여러 말씀을 통해서 우리는 천국 곧 하나님의 나라가 죽어서 가는 곳으로 한정하면 안 된다는 걸 알 수 있다. 사람들은 이 세상의 삶은 지옥처럼 힘들다고 말하고 불평하면서 죽어서는 천국에 갈 것이라고 믿는 건 아주 비상식적인 생각이다.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간다는 건 하나님의 백성이란 뜻인데, 그렇다면 이 땅에서 하나님 백성으로 산 사람이어야 한다. 하나님 나라의 의를 따르는 삶이어야 한다. 그러니까 이 땅에서의 하나님 나라에 속한 삶을 산 사람이어야 죽어서도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에 속한 삶을 산 사람만이 죽어서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의 나라가 어떤 곳인지 이야기하기 위해 먼저 <나라>의 개념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나라는 나라를 통치하는 <의(義)> 있어야 한다. 민주주의든 사회주의든 하나의 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그 의를 따를 때 나라가 된다. 이게 나라의 가장 기본적 요건이다. 따라서 하나님의 나라는 하나님의 의가 다스리는 곳이고, 하나님의 의에 순종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하나님 나라가 하나님의 의가 통치하는 곳이라면 하나님의 의는 또 무엇인가? 하나님의 의는 사람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이자 뜻이며 쉬운 말로 의도다. 이는 곧 사람을 창조하신 목적이자 사람의 존재 이유와 목적이다. 그리고 그 내용은 하나님의 형상을 표현하는 것, 사람을 볼 때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를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표현하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성품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보여주신 낮아지는 것, "네가 옳다"라고 말하고 나를 내어 주는 성품이다. 하나님은 하나님 안에 있는 이 마음을 표현하시고자 육신을 가진 사람을 창조하시고 예수님을 통해 전하셨다. 이 마음을 성경은 <하나님의 사랑>이라고 말한다. 다만 이 성품은 거듭나야만 가질 수 있는 생명 본성이다. 노력으로는 안 된다. 성경대로 살려는 노력으로는 안 된다. 이런 이유로 성경은 거듭남, 생명, 아버지, 아들, 형제와 같이 하나님과 사람의 정체성과 관계를 모두 생명 용어로 표현하고 있다. 결국 하나님 나라는 그리스도인들의 모임이다.
하나님의 나라는 그리스도로 거듭난 사람의 만남과 모임
따라서 하나님 나라는 그리스도로 거듭난 사람들의 세계다. 그리스도인이 만나고 모이는 그 자체가 하나님 나라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내 이름으로 두세 사람이 모인 함께 하겠다"라고 하셨다.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모였다는 건 그리스도의 정체성을 가진 사람 곧 그리스도(a Christ)가 모였다는 것이고, 그리스도로 거듭난 사람이 모였다는 건 그리스도가 함께 하신 것이니 당연한 말씀이다.
이쯤 되면 이 하나님의 나라가 하늘에 계신 하나님의 뜻이 이 땅에 이루어진 것임을 알 수 있다. 하나님이 사람에게 정한 뜻이 육신이 된 그리스도로 거듭난 사람의 만남과 모임이 하나님 나라라면 하늘의 뜻이 이루어진 땅(사람)의 모임이 하나님 나라다. 하나님의 나라는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 임한 나라다. 그래야 이 땅에서 하나님 백성으로 산 사람이 죽어서도 그 자격 그대로 하나님 나라에 속하게 된다. 다만 사람이 그리스도로 거듭나 그 나라에 속하느냐 아니냐의 문제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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