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 절을 해 보았는가?

Category : 김집사의 뜰/복음 담론 Date : 2013. 3. 28. 15:50 Writer : 김홍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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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에 개봉한 영화 <신기전>의 마지막 장면에는 왕이 나라를 구한 후 돌아서서 가는 주인공 남녀의 뒤에서 그들에게 절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러자 옆에 있던 신하들이 만류하지만 왕은 “사신에게도 4배를 하는데 내 백성에 절을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하며 한마디 더 한다. “짐은 왕이요, 그대들은 황제니라” 라고…

 

사람이 사람을 경배한다는 것은 쉬운 이야기가 아니다. 사람이 사람을 무엇으로 보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사람을 볼 때, 자기 안에 어떤 작은 기준이라도 있다면 그 기준으로 상대를 심판하게 될 것이다. 즉 잘잘못을 따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에서 용서받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어쩌면 그 사람들 사이가 어떠하던 그 일이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일지 모른다.

 

하지만 자기 안에 사람을 보는 기준이 없어진다면? 사람이 사람에게 절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사람이라는 존재가 하나님께서 거하시기 위한 성전과 같은 존재라면 이야기는 더더욱 쉬워진다. 옛날 유대인들은 하루에 세 번씩 성전이 있는 방향을 향해서 절을 했는데, 그것은 그 안에 하나님이 계신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람 안에 하나님의 영이 거하심을 믿는다면? 그렇게 사람을 수용해 보았다면 우리는 그 사람을 위하여 절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신기전에서 왕이 백성에게 절하는 장면은 신분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지만, 나라의 근본이 백성에게 있다는 본질을 안다면 그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 있다. 그렇듯이 우리가 사람의 외모와 신분에 관해서 어떤 기준을 가지고 보는 것이 아니라, 나라의 근원이 백성이라는 본질처럼, 사람이라는 존재가 하나님의 영이 거하시기 위한 존재라는 것을 알고 또 하나님을 알고 하나님이 그 사람 안에 거하심을 안다면 절을 아니할 수 없을 것이다. 숭배가 아닌 경배로서 말이다.

 

우리가 대통령처럼 권력이 있는 사람을 만나도 머리를 숙이는데, 한 사람이 진정 그리스도의 인격으로 살아가는 것을 본다면 마음에서 우러나서 경의를 표하지 않겠는가? 그렇게 사람에게 경의을 표해 보았는가? 그것은 삶에 있어 진정한 행복 중의 하나이다. 그럴 수 있는 사람을 만났다는 것이 말이다. 내게는 그런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그것이 신앙 생활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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