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37-2) 남종에 관한 계명

Category : 평교인의 성경 보기/출애굽기 Date : 2024. 2. 1. 06:40 Writer : 김홍덕

출애굽기에서 하나님은 남종과 여종을 구분하여 말씀하신다. 이는 늘 설명하는 바와 같이 남자와 여자에 관한 성경의 기본적인 관점에서 비롯된 것이다. 사람은 하나님께서 사람을 만든 목적을 달성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하나님의 종이라면, 사람이 가진 의와 육신을 비롯한 육신이 가진 것 모두 이에 종속된다. 여기서 사람 안에 있는 내용이라 할 수 있는 의는 남자를, 육신이란 형상이자 형식은 여자를 의미하는 성경의 관점이 적용된 것이다.

 

따라서 남자 종이란 사람이 가진 가치관, '무엇이 의로움인가'를 생각하는 철학적이 사고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을 행동하게 하는 모든 생각과 가치관이 여기에 해당한다. 사람이 가진 형이상학적 부분이라고 설명할 수도 있다. 이 부분도 하나님이 사람을 창조한 목적, 하나님의 성품을 표현하는 일에 사용되어야 한다는 걸 말씀하시는 것이다. 행동을 이끄는 사람의 모든 생각이 하나님께서 사람을 창조한 목적을 달성하는 것을 지향해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이런 생각과 의로움은 무형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사람의 생각은 결국 육신으로 표현된다. 남자 종이 여자와 혼인한다는 게 바로 생각이 행동과 삶이 된다는 뜻이다. 그리고 여기서 계명은 남자 종의 아내를 상전이 맺어 주었는지, 남자 종이 스스로 얻은 아내인지에 따라 나눠진다. 자기 스스로 얻은 아내라면 데리고 나갈 수 있지만, 상전이 맺어 준 아내는 안식년을 맞아 자유롭게 되어도 데리고 나가지 못한다.

 

남자 종은 무엇을 의로 여기는지에 관한 생각, 여자 종은 그 생각이 표현된 형식과 성과

 

스스로 얻은 아내는 자기 노력으로 일군 삶의 형식과 성과다. 자기 생각을 자기 힘으로 이루어 낸 자기 성과라는 의미다. 반면에 안식년이 되어도 데리고 갈 수 없는 아내와 자녀는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란 뜻이다.

 

여기서 우리는 말씀을 보는 관점을 잘 생각해야 한다.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말을 예로 설명해 본다면,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세상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불공평과 불공정의 문제와 가난과 질병과 갈등의 문제가 해결되도록 바꾸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성경은 그런 관점으로 보는 게 아니다. 내가 바뀌면, 생명이 거듭나서 다른 본성과 안목과 관점이 되면 여전한 세상 모든 걸 다르게 인지하고 순종하는 변화를 하나님이 세상을 바꾸신다고 말씀하신다.

 

세상이 바뀐다는 건 보는 사람이 다른 생명으로 거듭나서 본다는 것,

 

종에 관한 말씀 역시 그렇다. 자기 삶에 주어진 것들을 자기 기준으로 재단하면 자기가 성취했다고 생각하면 자기 걸로 생각한다. 반면에 하나님께서 주신 것으로 여기면 하나님의 것이 된다. 그래서 종이 상전과 처자를 진정으로 사랑하므로 상전을 떠나지 않겠다고 한다면 상전과 영원히 함께 할 수 있다. 사람이 하나님께서 자신을 창조하고, 존재의 의미도 모르는 자신에게 존재의 목적을 알게 하심에 감사하고, 이를 위해 주신 삶을 사랑한다면 그는 영원히 하나님의 종으로, 육신이 된 하나님의 말씀대로 사는 사람으로 자기 삶을 헌신하고 순종하게 됨을 말씀하시는 것이다.

 

사람의 생각과 표현된 삶을 거듭난 안목으로 보면 다 하나님의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거듭난 사람은 영원히 주인과 함께 거한다.

 

이러한 종의 마음은 재판장에게 공증받고 상전 집의 문설주에 자기 귀를 대고 구멍을 뚫는 것으로 확정한다. 자기 상전의 경계 안에서 일어나는 말씀만 듣고 순종하겠다는 헌신이다. 이는 자기 몸을 산 제물로 드리는 것이고, 하나님 이외에 다른 신을 두지 말라는 계명의 완성이다.

 

시몬 베드로가 대답하되 주여 영생의 말씀이 계시매 우리가 뉘게로 가오리이까(요 6:68)

 

성경을 노력으로 지켜내려는 사람이나, 눈에 보이는 육신과 세상과 삶을 본질로 보는 이들에게 종에 관한 말씀은 단지 신분이 종인 사람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의 말씀으로만 보일 것이다. 조금 더 나간다면 하나님의 일을 위해 불모지에 선교사로 가겠다고 나서는 사람들과 같은 부류를 하나님의 일을 하는 종으로 볼 것이다. 하지만 성경은 모든 시대에 적용되는 말씀이다. 성경이 말하는 종은 신분에 관한 말씀이 아니다. 그리고 잠깐 지면을 빌려 말하자면, 어디 험지에 선교하러 가겠다고 하나님께 닦달하지 말고 하나님께서 이 땅에 보내신 목적을 완수하는 게 먼저다. 하나님의 종에 대한 개념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뜻이다.

 

출애굽기와 여러 성경에서 말씀하시는 종은 우리 모든 사람이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인생을 주실 때 뜻하신 우리 존재 목적을 이루어 내야 할 빚이 우리 모두에게 있다. 그 하나님의 뜻은 사람을 구원하는 일이므로 우리는 빚진 자다. 하나님의 목적에 빚졌고, 각자의 삶이 다른 사람이 하나님의 성품을 알 수 있도록 하는 빚을 졌다.

 

그리고 우리에게 주신 모든 건 이를 위해 주셨음을 깨달아야 한다. 종이 얻은 아내가 어디서 왔든, 내 삶에서 이룬 그 무엇이든 모두 하나님께서 나를 창조하고 내 인생에 기대하시는 바를 이루어 내기 위해 하나님이 주신 것으로 감사히 받고 하나님을 영원히 섬기는 종으로 사는 게 우리의 존재 의미다. 그게 말씀이 육신이 된 삶이다. 이것이 그리스도로 거듭난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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