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35번째 책 하박국서에서는 세상에 관영한 악에 대한 하박국의 불만을 들으신 하나님께서 갈대아라는 역시나 악한 이방 민족을 동원해서 악을 징벌하시고, 하박국은 악으로 악을 갚으심에 대한 추가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이에 하나님은 그에 대하여 말씀하시고 하박국은 그 말씀을 듣고 이해하고 하나님을 찬양하는 내용과 구조를 가진 말씀이다.

 

이런 하박국의 내용은 우선 무신론자나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명분을 주고 있는 명제를 관통한다. 하나님이 능력 있고 선한 신이라면 우선 세상에 악이 없을 것이고, 설사 악이 있다고 해도 선한 사람들이 그것을 제어하고 이겨내어야 한다는 신과 선에 대한 사람의 기준이 하박국의 불만 섞인 질문과 궤를 같이 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무신론자들 뿐 아니라 오늘날 다양한 형태로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에게도 하박국의 생각은 끊이지 않는 신앙의 주제 혹은 의문이다. 하나님을 신으로 믿는 곳이라면 거의 예외 없이 세상의 평화를 구하고 있다는 것이 의문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다. 평화를 구하고 있다는 것은 평화가 없다는 말이고, 세상이 선한 가치로 여기는 평화가 없다는 것은 악이 관영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와 같이 하나님을 향한 하박국의 질문과 의문은 무신론자에게도 또 신앙인에게도 해결되지 않은 주제다. 해결되었다면 더 이상 그것을 기도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잘 아는 무화과 나뭇잎이 마르고 포도 열매가 없으며…"라는 말에서 하박국은 자신이 가진 의문이 해결되었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비록 무화과나무가 무성치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으며 밭에 식물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을찌라도 나는 여호와를 인하여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을 인하여 기뻐하리로다(3:17,18)

 

그렇다면 하나님께 버릇처럼 세상의 악을 해결해 달라고 기도하고 있는 사람들은 이 하박국이 말씀하시고자 하는 내용을 모른다는 의미다. 하박국은 해결된 내용을 자신은 아직 기도하고 간구하며 문제로 삼고 있는데 하박국의 말씀을 알고 있다고 할 수는 없다. 다 아는 듯이 설교할 일이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이와 같이 하박국을 보는 시각, 더 본질적으로 세상의 악과 그에 대한 조치에 대한 생각에는 균열 이상의 괴리가 있다. 일차적으로 하박국 선지자와 오늘날 주의 종이라는 사람들과 그의 말을 따르는 사람들 사이에 괴리가 있고, 더 본질적으로는 세상의 악에 대해 하나님과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 사이에 괴리가 있다.

 

항상 설명한 바와 같이 하나님과 사람의 생각에 차이가 있다면 그 둘 중에 기준을 정해야 한다. 하나님을 ()믿는다면 당연히 하나님께 기준을 맞출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하박국을 통해 그 뜻을 분명하게 하셨음에도 아직도 세상의 악에 대하여 하나님께 구하고 있다는 것은 하나님을 믿지 않는다는 자백이다.

 

아마도 하나님을 믿는다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하나님을 믿기 때문에 세상의 악과 부조리에 대하여 하나님께 구한다고 생각하겠지만 하나님께서 자신이 만든 세상의 문제도 해결 못하거나 방치하시는 분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 믿음은 창조주 여호와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조각한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다. 세상의 악에 대해 하나님과 생각이 다르다는 것이 여기서도 드러난다.

 

이 하박국의 말씀은 어쩌면 우리 생활과 삶, 특히 우리 피부에 직접적으로 맞닿은 문제가 아니지만 우리를 흥분하게 하는 뉴스나 세상의 일들로 인한 감정에 관한 깊이 있는 말씀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이 하박국 선지자의 말씀이 자신의 이야기가 된다면 세상은 한층 더 만족스러운 하나님 나라로 자신에게 다가온다는 의미다당연히 신앙의 큰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