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엘은 하나님의 신이 임하시면 일어나는 일들에 대하여 말씀 곧 예언하고 있다. 자녀들은 장래의 일을 말하고, 늙은이는 꿈을 꾸고, 젊은이는 이상을 보게 될 것이며, 하늘과 땅에 피와 불과 연기 기둥이라는 이적을 베풀 것이라고 하신다.


이 말씀을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성령에 대한 관점, 곧 초인적이거나 초자연적 이적을 일으키게 되는 것으로 보면 장래의 일은 일반인이 하지 못하는 예언으로, 꿈은 징조를 미리 아는 신비한 경험으로, 이상은 환상으로 생각될 것이다. 피와 불과 연기 기둥은 초자연적 이상현상으로 여길 것이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이 있다.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만드셨기에 사람의 능력과 한계 그리고 용량을 분명하게 아시는 분이라는 것이다. 그것을 아시는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무엇을 주시든 그 한계에 맞게 주신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보다 앞서 더 중요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사람을 창조하신 목적에 부합되는 것을 주신다는 점도 절대로 잊으면 안 된다.


이를 더 알기 위해 엘리야가 하나님을 만나겠다고 했을 때를 상기해 보자. 하나님께서 바위를 쪼개는 바람으로, 또 돌과 흙을 사르는 불로 나타나셨지만 엘리야는 그 하나님을 만나지 못했다. 그런 하나님이 사람에게 임하시면 사람의 능력과 한계를 훨씬 넘어선 존재로 임하시기에 사람이 감당할 수 없고 죽을 수밖에 없다. 하나님께서 하나님을 보면 죽을 것이라고 하신 것이 이 말씀이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초월적 능력의 하나님을 사람이 만나면 죽을 것이라는 말씀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하나님께서는 늘 사람에게 만나겠다고 하신다. 그러면 다 죽이시겠다는 의미인가? 당연히 그것은 아닐 것이다. 하나님의 이런 말씀들은 방금 언급한 것과 같이 사람들이 정의하는 하나님, 사람의 생각이 만든 하나님을 만나면 죽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는 하나님이 사람이 감당할 수 없는 모습으로 사람에게 오시면 사람이 죽을 것이라는 당연하고 상식적인 측면도 있고, 사람이 그렇게 마음대로 정의를 내린 하나님은 우상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신, 하나님의 영인 성령 역시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 사람의 능력과 인간의 한계 이상의 모습으로 임하시면 사람은 그 존재의 의미와 가치를 상실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창조하신 목적을 벗어난 임재란 있을 수 없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창조하실 때 정한 사람의 모습은 하나님께서 목적 아래 가장 적합하게 창조되었다는 것이고, 그 사람에게 하나님의 영이 임하신다면 그것은 그 창조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사람에게 가장 필요하고 적절한 모습으로 임하실 것이다. 하나님과 사람, 성령과 사람의 관계는 바로 이런 지극히 상식적인 관점에서 봐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녀의 장래일과 늙은이의 꿈 그리고 젊은이의 이상은 모두 하나님께서 사람을 지으신 목적과 반드시 궤를 같이 하는 것이며, 하나님께서 만드신 사람의 모습과 능력 그 범주 안에 있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자기 가치로 하나님을 정의 내리고 하나님의 창조목적과 사람의 정체성을 무시하고 성령이 임하면 주말 복권 번호를 미리 알듯이 꿈을 꾸고 예언하며, 기이한 일이 일어날 것을 예언하며 종말을 외치는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하나님의 영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문제는 하나님의 영을 알지 못하는 것은 단순히 무식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람이 아니라는 의미다. 즉 구원도 거듭남도 성령으로 잉태됨도 없는 사람이라는 의미다. 따라서 하나님의 영, 성령이 임하면 초인적인 일을 행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신앙생활을 했다면 자신이 구원을 받지 못한 사람이라 생각해도 거의 무방하다.


그러나 자신이 그렇다는 것을 인정하고 고백하면 그것이 구원이 된다. 하지만 반대로 이것을 부인하고 자신은 그렇지 않다고 여기면 양심에 화인 맞은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성경은 바로 이렇게 보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창조하신 목적을 먼저 알고, 하나님께서 만드신 사람의 모습과 능력과 한계는 그 목적에 부합되므로 보시기에 좋았다고 하셨다는 것을 깨닫고, 그 맥락 위에서 성령도, 구원도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질그릇의 선택
국내도서
저자 : 김홍덕
출판 : 바른북스 2020.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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