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예찬

Category : 김집사의 뜰/복음 담론 Date : 2014. 4. 2. 22:03 Writer : 김홍덕

드라마를 잘 보지는 않지만 어쩌다 재방으로 <정도전>이라는 드라마의 한 회를 보게 되었다. 그 회에는 이성계와 정도전 그릭 이방원이 나온다. 새로운 세상을 열자는 정도전에게 이성계는 뒤짚을 것이 아니라 개혁을 하면 되지 않겠는가 답변을 하는 대화를 이방원이 듣게 된다.



이에 이방원은 왜 아버지인 이성계를 설득하지 않느냐?라고 하자 정도전은 개혁을 꿈꾸는 자는 설득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실패가 필요한 것이라고 답변을 한다. 이성계가 개혁에 실패해야만 새 나라를 건설하게 될 것이라는 답변인 것이다.


실패!!!


사람들이 모두다 회피하고 싶은 실패에 대한 예찬을 해 볼까 한다. 물론 나보다 더 훌륭한 사람들, 또 이루 말할 수 없는 실패를 딛고 일어선 사람들, 그리고 철학자들의 실패 예찬이 없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세상에 넘칠 정도로 많다. 다만 그 위에 나도 한 술 얻어보려 하는 것이다.


앞에서도 말한 것과 같이, <"실내는 성공의 어머니다!">라는 누구나 아는 명언에서 부터 수많은 실패의 격언과 말들과 교훈이 있다. 나도 분명히 그런 세상을 살고 그런 것을 간간히 가르치는 학교를 다녔다. 그런데..... 불과 얼마 전까지 그 많은 것은 지식일 뿐이었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여튼 나는 그렇다.


사람들은 실패를 피하려 한다. 한마디로 죄악시 한다는 것이다. 뭐 죄로 여기느냐? 하겠지만, 기피하고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것에서 죄와 같은 대접을 받고 있다는 말이다. 물론 당연히 그 가치와 성격은 다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실패를 두려워하는 것일까?


그것은 한마디로 실패는 바르는 바와는 별개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때문이다. 즉 내가 바라는 버켓리스트에는 늘 없는, 아니 없어야 하는 것이라고 바라고 간절히 희망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도 그랬기 때문에 아마 사람이라면 거의 다 그런 생각에서 출발했을 것이라 나는 생각된다.


하지만 실패는 인생의 일부이다. 그러므로 인생이라는 삶을 살아야 하는 인간에게 있어 실패는 그 삶에서 절대로 분리되지 않는 요소인데 그것을 사람들은 외면하려 하고, 그 실패를 회피하려 애를 쓰다 보니, 마치 주자에게 신경 쓰느라 타자에게 안타 맞은 투수와 같은 결과를 손에 쥐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실패를 회피하려는 마음은 비단 실패에만 적용되는 자세는 아니다. 어떤 기준, 즉 자기가 사는 문화와 나라, 그리고 자신이 처한 환경 안에서 규정된 어떤 선과 악한 것, 바라는 것과 없기를 바라는 것, 좋은 것과 나쁜 것이라는 이분법적 논리의 기반에서 부정적인 요소를 버리고 회피하고 떠나려 하는 것이 몸에 베였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성경에서 말하고 있는 선악과, 즉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먹은 결과인 것이다. 그러니까 사람이 어떤 것에 대하여 있어서는 안될 일을 스스로 정한다는 것이다. 실패는 인생에게 있어 불가분의 관계임에도 늘 피하는 것이 그 때문인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자전거 타는 법 하나 배우는 것에도 실패 없이는 된 것이 없다. 그렇게 실패는 내 인생의 일부이듯, 사람이들이 그렇게 피하고 싶어하는 일들도 이미 인생의 일부인 것이다. 그래서 그 존재를 확인할 수 있고, 그렇게 봤기 때문에 피하려 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담과 하와가 먹은 것이 선한 과일이나 악한 과일이 아니라 선과 악을 어우르는 선악과인 것 처럼, 실패도 또한 삶에서 그렇게 피하고 싶어하는 일들도 다 인생의 일부이다. 그렇게 인생을 봐야 한다. 어쩌면 삶에서 피해야 할 유일한 것이 있다면, 실패나 나쁜 것이 나에게 없기를 바라는 그 마음 그것 하나 뿐일지 모른다. 아니 그렇다. 


실패는 친구로는 껄끄럽다. 하지만 친해야 한다. 그를 멀리하고는 인생을 알 수 없다. 사람들이 나쁘게 생각하는 모든 것도 그렇다. 그것을 장려하거나 일부러 그럴 필요는 없지만, 그들은 우리가 사는 삶의 일부인 것이다. 그게 사람이고 세상이다.


나 역시 늘 실패를 멀리하려 했었다. 하지만 크지 않을지는 모르지만 얼마간의 실패를 겪고서 얻은 것의 가치는 대단하다. <"실패해 보지 않는 사람은 도전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좋아한다. 이전에는 도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도전이 이성계에게 해 준 말이 바로 그것이다. 아마 그 말이 그 뜻이라는 것 조차 실패의 경험이 없다면 알 수 없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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