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성령을 육신의 한계 이상의 능력을 주관하는 영으로 본다. 성령이 도우시면 육신으로 할 수 없는 일들이 가능하게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그것이고, 성령의 능력이라면 방언이나 치유와 같은 기적이 일어나는 것이라 생각한다. 오순절 성령 강림을 보는 관점도 동일하다. 오순절에 성령이 오시니 방언이 터지고 삼천 명이 회개했다는 표면적 사건만 보고 성령은 곧 기적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성령은 말 그대로 하나님의 영이다. 하나님의 영이 임한다는 것은 사람을 하나님의 생각과 같은 생명이 되게 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만든 목적 외의 일이 일어난다는 말이 아니다. 사람들이 크게 오해하고 있다. 성령은 하나님의 한 위(). 하나님께서 사람을 향하여 행하심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성령도 사람을 통하여 하나님의 성품을 나타내고자 하신 창조의 뜻 안에서 역사하신다.

 

그러므로 성령은 하나님이 만든 사람 그 이상의 일을 능하게 하시는 분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사람을 생각하시는 대로 사람이 하나님의 의를 가지게 하시는 분이다. 영이시니 사람 안에서 사람이 하나님과 같은 의를 가지고 하나님의 성품을 나타내는 하나님 아들의 본성대로 살게 하신다. 하나님은 천지창조 때 사람을 연약하게 만드시고 나중에 오시는 성령은 연약한 육신을 기적을 행하는 능력 있는 존재로 만드시는 모순의 하나님이 아니다.

 

오순절 제자들을 통해 그리스도의 정체성, 예수님의 말씀과 삶이 완전히 자신의 것이 되게 하시는 분이 성령이심을 보이셨다. 성령이 오시면 예수님이 말씀한 모든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하셨고, 부활 이후에도 몇 날이 못 되어성령으로 세례를 받을 것이며 땅 끝까지 증인이 될 것이라고 하셨다.

 

보혜사 곧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 그가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시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생각나게 하시리라(14:26)
요한은 물로 세례를 베풀었으나 너희는 몇 날이 못 되어 성령으로 세례를 받으리라(1:5)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내 증인이 되리라 (1:8)

 

예수님께서는 성령을 진리의 영이라고 하셨다.

 

저는 진리의 영이라 세상은 능히 저를 받지 못하나니 이는 저를 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함이라 그러나 너희는 저를 아나니 저는 너희와 함께 거하심이요 또 너희 속에 계시겠음이라(14:17)

 

성령은 진리를 알게 하시는 분이다. 그리고 예수님의 모든 말씀은 성령이 오시면 알게 될 것이라고 하셨고 예수님 자신이 진리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당연히 성령은 진리의 영이며 예수님의 모든 것을 알게 하시는 분이다.

 

성령이 오시기 전에 알 수 없었던, 왜 그리스도가 십자가를 지는지 알 수 없었던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은 그리스도에 대하여 바로 알게 되었다는 뜻이다. 즉 진리는 예수님이 보여주신 그리스도를 그리스도로 아는 것이라는 말이다. 제자들에게 낯선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라는 것을 알게 하시고 그것이 진리라는 것까지 알게 하시는 분이 성령이다.

 

아울러 성령이 충만하게 된다는 것은 그리스도로 장성함에 이른다는 말이다. 그러면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같이 성령이 충만하면 암 환자를 낫게 하고, 예언하는 것이 아니다. 그 모든 것은 제 아무리 대단해도 결국은 사랑에 비할 바 아님을 바울 사도가 말씀했다.

 

다 병 고치는 은사를 가진 자겠느냐 다 방언을 말하는 자겠느냐 다 통역하는 자겠느냐 너희는 더욱 큰 은사를 사모하라 내가 또한 제일 좋은 길을 너희에게 보이리라 내가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말을 할찌라도 사랑이 없으면 소리나는 구이와 울리는 꽹과리가 되고(고전 12:30,31,13:1)

 

사랑이라고 하면 당연히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신 일이다. 예수님의 십자가가 사랑인 것은 내가 행위로 지은 죄에 대하여 예수님께서 벌을 대신 받아서가 아니다. 십자가가 사랑인 것은 나에게 예수님이, 또 하나님의 의가 의미가 되었고, 그로 인하여 내 삶의 의미를 주었기 때문이다. 삶의 목적과 의미를 알게 하니 사랑인 것이다. 성령이 오셔서 예수님을 알게 되면 내 삶이 의미 있어 지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다. 그러므로 성령의 충만을 기적을 행하는 것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다. 성령이 충만해진다는 것은 그리스도의 분량이 장성해지는 것이다.

 

세상의 가치와 판단 기준으로 이겨서 피라미드의 위로 올라가는 것이나, 바벨탑과 같이 높아지면 선해져서 하나님을 만날 것이라는 생각이나, 그리스도는 세상에서 이겨서 선한 분이라고 여기는 신앙이 진리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하시는 분이 성령이다. 성령이 알게 하시는 모든 것은 결국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보여주신 그리스도의 본성이다.

 

그러므로 성령이 충만해진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주신 육신의 능력 그 이상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를 지신 그리스도의 본성이 충만해지는 것이다. 예수님의 말씀이 속심령에서 생명이 되어 자신도 그리스도로 거듭난 증인, 삶 자체가 그리스도가 어떤 존재며, 하나님 아들이란 어떤 존재인지를 사람들이 알게 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성령의 충만함을 받은 사람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