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 12:28-34) 가장 큰 계명

Category : 평교인의 성경 보기/마가복음 Date : 2023. 3. 29. 07:00 Writer : 김홍덕

성전에서 가르치실 때 한 서기관이 가장 큰 계명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이 유일한 하나님이라는 것과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것, 이 두 가지라고 하셨다. 이에 질문한 서기관은 그 말씀을 순종하므로 하나님 나라에서 멀지 않다고 칭찬하셨다.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이 유일한 하나님이시니 마음과 목숨과 뜻과 힘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라고 하셨다. 하나님만이 신이므로 신께 할 수 있는 모든 건 그냥 하나님께 할 것이란 말씀이다. 자녀가 하나라면, 외동아들이나 외동딸이면 그 부모가 자식을 위한 모든 것을 그에게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하지만 사람의 일상은 신을 섬기는 일만 있는 게 아니다. 여러 가지 일을 해야 한다. 그렇게 보면 이 말씀은 바울 사도가 고린도전서에서 한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하라는 말씀과 같은 맥락이다. 다만 우리는 모든 행위를 하나님을 위해서 한다는 건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하나의 생각, 하나의 행동, 한마디의 말을 할 때마다 하나님을 위해 하려고 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무의식적은 행동이나 말도 수없이 많은데 모든 걸 의식적으로 행한다는 건 불가능하기에 이런 말씀 앞에 사람들은 노력하란 의미라고 타협한다. 사실 성경의 많은 말씀을 그렇게 노력하라는 의미라고 쉽게 타협한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은 일점일획도 땅에 떨어지지 않고, 하나라도 예외 없이 이루어야 한다는 성경의 분명한 선언이다. 또한 일만 가지 율법을 행동으로 지키다가 하나를 지키지 못하면 모든 걸 지키지 않은 것이라 분명히 말한다. 그러니까 사람들의 타협은 자기 최면일 뿐 하나님의 의사에 완전히 반하는 생각이다. 그러니까 한 마디로 죄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목숨을 다해서, 뜻을 다해서, 마음을 다해서 하나님을 사랑하라고 했다. 그렇게 모든 마음을 하나님을 사랑하는 데 쓴다면, 우리 생각의 얼마를, 우리 마음의 얼마를 나누어 자녀를 혹은 연인을 사랑할 수 있는 여지는 없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를 창조했고, 우리가 사는 사회를 형성하셨으며 실수도 하지 않고 경영하시는 분이다. 그런 모순된 말씀을 하실 리가 없다.

 

이와 같은 말씀을 노력으로 지켜내는 건 있을 수 없다. 기도하고 부르짖어도 그렇게 되지 않는다. 이 말씀을 이루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생명이, 존재가 하나님을 위하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이 예수님 말씀대로 살려면, 모든 말씀을 행하고 지키는 본성을 가진 생명이 되면 된다. 이게 유일한 방법이다. 그러니까 그리스도로 거듭나는 것이다. 그래서 예수 외에는 구원받을 이름이 없다고 하신 것이다.

 

사실 어떤 면에서 보면 거듭난 사람에겐 어떤 계명이 첫 번째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몸 어느 부위든 같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듯, 거듭난 사람의 모든 삶은 아니라고 우겨도 계명을 지키는 삶이다. 이게 믿어지지 않고,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라든가, '그건 예수님이나 그렇지, 우리가 어떻게?'라고 생각한다면 단언컨대 거듭난 삶이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다. 거듭나지 않았다는 뜻이다. 아니면 생명이 무언지 모르거나. 그건 그것대로 또 생명없는 죽은 상태라는 증거다.

 

모든 것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율법과 예수님의 말씀은 그리스도에 대한 정의다. 그리스도라는 존재가 어떤 존재인지, 그 생명의 본성이 어떤지를 설명하신 말씀이다. 그리스도로 나면 그런 삶을 살 수밖에 없다. 이를 그리스도이신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보이셨다. 그게 우리를 대신해서, 그리스도가 아닌 상태로 살아가는 모든 이를 위한 것이다. 이것이 우리를 대신하셨다고 하는 의미다.

 

서기관과 예수님의 대화를 읽고 들으면서, '하나님을 사랑해야겠구나!, 그렇게 노력하는 게 예수 잘 믿는 것이구나!' 생각하고, 이웃을 사랑하라고 하시니 급식 봉사라도 가야겠다고 생각하면, 그것이 이 말씀의 방향성이라고 생각한다면 세상 착하게 하는 모습을 얼마간 보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리스도로 거듭난 구원받은 삶은 아니다. 생명은 그 본성을 위해 노력하지 않기 때문이다. 본성은 어쩔 수 없다. 거듭났다면 어느 날 자기 삶을 돌아보니, 또 자기 삶의 모습이 성경대로인 걸 발견하는 상태일 때 첫 번째부터 모든 계명을 지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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