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과 형식이라는 것, 특히나 사람에게 있어서 존재의 목적(내용)과 존재의 형식이라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이것에 대한 개념이 살아가는데 중요한 요소이긴 하지만 실제로는 그런 측면보다, 신앙에 있어서 형식과 내용, 목적과 형식이라는 것이 거꾸로 되어 있기 때문에 중요한 관점이라는 것이다.


천지창조의 과정에서도 하나님을, 그리고 하나님의 세계를 인식하기 시작하면 필연적으로 이 내용과 형식이라는 것에 대한 구분이 일어나게 되어 있다. 만약 모태로 부터 나서 죽을 때 까지 신앙생활을 했지만 이것을 구분하지 못한다면 하나님을 아는 것이 아니다. 아주 안타까운 이야기지만 말이다.


이것에 대하여 히브리서 기자가 짧은 한마디를 하셨다. <"보이는 것은 나타난 것으로 말미암은 것이 아니니라"(히 11:3)">이라고 한 것이다. 즉 이 세상에 보이는 것은 형식에 관한 것이 아니라는 말씀인 것이다. 같은 히브리서 11:3절 말씀의 앞에는 <"믿음으로 모든 세계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지으진 줄을 안다">고 했다. 즉 하나님께서 세상을 만드신 것을 믿는 사람은 형식과 내용을 구분할 수 있다는 말씀인 것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이 시대의 기독교 그러니까 천주교나 개신교나 크게 두 가지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하나는 선악과에 대한 오류이고 또 하나가 바로 형식과 내용에 관한 오류이다. 참고로 선악과에 대한 것은 선악과가 나오는 시점에 아주 아주 상세하게 다루어 볼 계획이다.


신앙적으로 <내용과 형식>에 관한 오류 속에 있다는 것은 하나님의 세계가 열리지 않은 것이다. 천지창조의 과정을 바르게 겪었고 겪어가고 있다면 필연적으로 궁창 위의 물과 궁창 아래의 물을 구분할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사람이 신앙을 가지고 해결하고자 하는 자아에 대한 갈증이 형식을 추구하는 궁창 아래의 물을 마심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구분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인 것이다. 그것이 둘째 날의 말씀이고, 히브리서가 말하는 믿음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오류라고 하는 이유는 앞의 그림과 같은 것이다. 경찰복을 입어서 경찰이 되거나, 순찰차를 운전해서 경찰이 되는 것이 아니라, 경찰이라서 경찰복을 입고, 경찰차를 운전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교회에서 예배를 드려서 하나님의 아들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아들이라서 예배를 드리는 것이다.


이것은 현재의 기독교 안에 깊이 내재된 오류이다. 방향이 잘못된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성령의 9가지 열매에 관한 관점이다. 예수님을 믿으니까 성령의 열매를 맺도록 노력하고 살자고 가르친다. 이것과 다르게 가르치는 교회를 본 적이 없다. 하지만 다시 한번 보라. <열매>가 아닌가? 열매가 노력한다고 되는 것인가? 그냥 성령의 나무 이기만 하면 성령의 열매가 맺히는 것이다.


영화 <쿵푸팬더>에서 우그웨이 사부와 시푸 사부의 대화 속에서 우그웨이가 시푸에게 '아무리 노력해도 복숭아를 심으면 복숭아 나무가 된다'고 하는 장면이 나온다. 바로 그것이다. 궁창 위의 물을 마시면 궁창 아래의 물은 자동으로 나온다. 상수를 사용하면 자동적으로 하수가 발생하는 것과 같다. 내용과 목적을 알게 되면 형식은 자동으로 나온다.



영화 쿵푸펜더의 한 장면, 우그웨이가 시푸에게 복숭아 씨를 심으면 복숭아 나무가 된다고 했다. 

<사진출처 : hojoni.tistory.com>


여기에 신앙적 오류가 있다. 기도하면 그리스도인이 된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심령이 그 안에 있으면 아무리 말려도 기도하게 되어 있다. 복숭아 나무를 베어 버릴 수는 있어도 사과가 열리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의 심령이 그 안에 있으면, 그것을 표현할 육신을 죽일 수는 있어도 그리스도를 표현하는 것은 막을 수가 없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신앙의 근간이다.


이것이 구분되지 않는다면 이것은 궁창 위의 물과 궁창 아래의 물이 구분되지 않는 것이다. 구분되지 않는다는 것은 거룩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것은 내용과 형식 중 무엇이 먼저이고 본질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하나님의 세계가 열리지 않은, 그러니까 그 사람에게는 천지창조의 과정이 없는 것이라는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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