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 5:21-40) 혈루증 여인의 믿음

Category : 평교인의 성경 보기/마가복음 Date : 2022. 7. 26. 09:59 Writer : 김홍덕

군대 귀신 들린 자를 회복시키신 예수님께선 자신을 따르겠다는 귀신 들렸던 자를 집으로 돌려보내고 데가볼리 지방 사람의 요청대로(?) 그 지방을 떠나 다시 바다 건너로 가셨다. 그리고 그곳에서 회당장 야이로란 사람이 병든 자기 딸을 고쳐 주시기를 간구하니 그와 함께 딸이 있는 집으로 향하셨다.

 

이미 이제는 사람들이 예수님의 소문을 들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몰려와서 야이로의 집으로 가는 길에 운집했고 예수님을 둘러싼 사람 역시 많았다. 그렇게 예수님을 둘러싼 사람 중에 예수님의 옷깃이라도 만진다면 자신이 12년 동안 앓고 있는 혈루증을 고칠 것이라 믿는 여인이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바람대로 예수님의 옷깃을 만졌을 때 자신의 병이 나았다.

 

예수님을 이 일을 알아차리셨다. 자기 능력이 나간 것을 아시고 누가 내 옷에 손을 대었느냐?”고 말씀하시니 많은 사람이 둘러싼 상황에 당연한 일이라고 제자들은 대답했다. 그러나 그 여인은 예수님께 자기의 일을 고하니 그에게 너의 믿음이 너를 구원했으니 평안히 가라고 말씀하셨다.

 

이 혈루증을 앓는 여인은 예수님과 함께 한 많은 사람과 달랐다. 다른 사람들에게 예수님을 구경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 여인은 자기 문제의 해결이 예수님께 있다고 믿었다. 그녀의 믿음은 예수님과 자신을 나와 그가 아닌 너와 나의 관계로 만들었다.

 

물론 성경에는 간혹 많은 사람이 예수님께 와서 고침을 받았다는 포괄적 표현이 있다. 그러나 예수님의 기적을 비교적 상세히 기록한 성경 말씀 속에 나오는 사람 대부분은 언제나 예수님을 3인칭으로 본다. 혈루증과 같이 눈에 띄는 곤고함은 아니어도 누구나 다 곤고함이 있었을 텐데 바로 눈앞에 있는 예수님께 구하는 사람은 예수님의 기적을 체험하는 사람뿐이었다.

 

유대인들은 예수님의 기적을 구경하러 왔지만, 혈루증 여인은 자기 문제를 해결하러 왔다.

 

더 길게 생각해보면 유대인들은 예수님께서 자기 육신의 문제를 해결해 줄 메시아가 아니라고 생각한 순간 바라바를 선택하고 예수님을 십자가에 내어주었다. 비록 하나님께서 육신의 문제 해결을 위해 예수님을 보내신 것은 아니지만 모두에겐 해결되었으면 하는 육신의 문제가 적어도 하나는 있었을 텐데도 구하지 않았다. 그 기대가 배신당하자 죄 없는 사람을 십자가에 내어 줄 정도로 간절한 문제를 안고 있었음에도 그랬다.

 

예수님께서 혈루증 여인이 자기 옷에 손댄 것을 언급하신 건 여기에 핵심이 있다. 제자들의 말대로 많은 사람이 둘러싸고 있었으니 예수님과 부대낀 사람이 한둘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중에 예수님을 자기 문제와 연결한 사람은 혈루증을 앓는 여인 단 하나였다. 예수님께선 예수님의 능력을 무단으로 사용한 것을 책망하신 게 아니라 예수님의 능력이 자신을 구원할 것이란 믿음을 가진 여인의 믿음을 드러내신 것이다.

 

예수께서 이 일 행한 여자를 보려고 둘러 보시니(막 5:32)

 

이는 그녀에게 하신 말씀으로 더 분명히 알 수 있다.

 

예수께서 가라사대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으니 평안히 가라 네 병에서 놓여 건강할찌어다(막 5:34)

 

그렇다면 이 여인은 무엇이 그렇게 간절했고, 자신의 질병과 예수님이 어떤 상관관계가 있다고 믿었는지를 살펴보자. 물론 끊임없이 생리하듯 하혈하는 혈루증은 일상 사회생활이 불편한 질병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육신의 병을 고치는 예수님의 능력을 전하기 게 성경의 본질이 아니다. 육신의 질병은 형식이고 그 속에 내포된 내용과 의미, 우리 구원과 관련된 의와 뜻이 본질이다.

 

여인인 생명을 잉태하고 낳는 존재다. 그리스도라는 생명을 잉태하고 거듭나야 하는 사람 또한 누구나 하나님 앞에선 여자다. 그런데 여인이 잉태하지 못하는 혈루증에 걸렸다는 건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를 잉태하고 거듭나지 못하는 사람의 상태를 대변한다. 혈루증에 걸린 여인은 그리스도를 잉태하지 못하는, 성령의 역사가 없는 사람의 모습이다.

 

잉태치 못하고 하혈만 하는 혈루증은 수고하지만 하나님 아들로 거듭나지 못하는 사람의 모습

 

사람은 예수님을 만나기 전 누구나 그렇다. 예수님을 만나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인생을 주신 목적을 알기 전까진 누구도 그리스도로 거듭날 수 없다. 사람이 예수님을 만나기 전엔 계속 생리는 하지만 하혈할 뿐 생명을 잉태할 수 없는 혈루증 여인처럼 수없는 수고를 하지만 인생의 의미나 목적을 깨달은 새생명으로 거듭날 수 없다.

 

그런데 이 여인은 이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예수님을 만나면 자신도 건강한 여인이 되어 잉태하고 출산할 수 있다고 믿었다. 예수님을 둘러싼 사람 대부분은 모두 영적인 혈루증 상태였지만 예수님을 통해 그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았다. 하다못해 자기 육신의 문제조차 의지하지 않았다.

 

단 한 명 혈루증으로 고생하는 이 여인만 예수님을 통해 육신의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그런 그의 모습이 예수님이 보실 때 사람이 마땅히 가져야 할 예수님을 믿어 그리스도를 잉태하고 아들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믿음의 모습이었다. 그래서 그것이 구원이라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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