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이 구원하신 세상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물리적 세상과 현실 세계가 아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끊임없이 하나님께서 이 세상의 질서를 바로 잡고 모두가 잘 사는 세상을 만드실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하나님은 실수도 없이 온전하게 세상을 경영하시고 있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 오히려 하나님께서 예수님을 통해서 구하신 세상은 예수님을 통해서 자신의 존재 정체성과 삶의 목적과 의미를 발견한 사람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과 가치관이다. 하나님의 생명으로 거듭난 사람들에게 이 세상은 온전하게 인식되므로 그들에게는 세상이 구원을 받은 것이고, 또 부인하려 해도 그렇게 보인다. 그렇다는 것은 이 세상에 하나님의 구원이 임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은 그에게 구원이 없다는 증거가 된다.

 

구원은 당연하게도 세상이 바뀌는 것이다. 죄와 사망에 세계에서 생명의 세계로 바뀌는 것이 구원이다. 그것이 구원을 받은 것이다. 하나님의 세계 밖에서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며 그리스도 밖에서 그리스도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하나님과 그리스도 안에는 생명이 있다는 말씀도 결을 같이 한다. 그렇다면 당연히 그리스도 밖에는 생명이 없는 것이다. 하나님의 세계, 곧 태초가 열리지 않은 사람에게 흑암과 혼돈이 있는 것이다. 이런 것은 육신의 이야기가 아니다. 육신이 어디로 가야 그리스도 안에 들어가는 것인지 설명할 길이 없고, 태초 역시 물리적 세계가 아니라는 말씀이다.

 

특히 사도 바울은 거듭난 사람들의 삶을 그리스도 안에 있는 것이라는 표현을 많이 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어김없이 오늘날 하나님을 믿는다는 사람들 역시 그리스도 안이라는 말을 수 없이 많이 한다. 그러나 그들은 하나님을 믿는다고 할 때 하나님의 무엇을, 어떤 것을 믿는지 알지 못하고, 구원을 받는다고 할 때 어디서 어디로 구원을 받았다는 것을 설명하지 못하듯 그리스도 안으로 들어간다는 것이 어디서 어디로 들어가는 것인지 설명하지 못한다. 기껏 한다는 설명은 교회에 다니면서 이전보다 더 도덕적인 사람, 종교적인 사람이 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성경을 지키는 것은 100가지를 지키다가 단 한 가지만 범해도 아무 것도 지키지 않은 것과 같다. 그런데 그것을 가지고 그리스도 안의 삶이라고 구원을 받은 삶이라고 말하는 것은 억지와 괴변일 뿐이다. 아니면 상술이나 기만이거나.

 

그리스도 안으로 들어가려면 들어가는 그리스도가 어떤 것인지 알아야 한다. 그것이 장소라면 어떤 장소인지, 그것이 세계라면 어떤 세계인지, 그것이 인격체라면 어떤 인격체인지, 그것이 공동체라면 어떤 공동체인지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어떤 곳이든 들어가는 것에는 다 법이 있다. 들어갈 수 있는 자격과 들어가는 법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냥 교회에 다니니 사람들이 의미도 생각지 않고 그리스도 안에 있다고 하니 그렇게 믿는 것은 바보들의 짓이다.

 

이 그리스도에 대하여 이 글은 많은 설명을 해 왔다. 핵심적인 프레임은 사람들의 그리스도와 하나님의 그리스도가 어떻게 다른지와, 그 하나님의 그리스도가 사람들의 생각과는 전혀 다르게 낮아지고 십자가를 지는 본성을 가진 존재가 되는 것이라는 것을 설명해 왔다. 그것은 우리가 그렇게 거하려고 하는 그리스도 안은 십자가를 지는 것이 자기 본성이 된 살아 있는 사람들의 세계라는 말이다.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아들이자, 세상과 나를 구원하신 분이다. 그러한 그리스도의 정체성은 그것에 그치지 않고 그 구원을 받았다면 나 역시 그리스도(a christ)가 되는 법의 통치를 받는 세계다. 그렇게 나 자신이 그리스도가 된다면 마트의 사과가 사과 안에 있듯 그리스도 안에 들어가게 된다. 그러니까 그리스도 안에 들어간다는 것은 내가 그리스도가 된다는 말이라는 말이다. 그리고 그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그리스도임은 말할 것도 없다. 특히 이것은 생명의 법이 적용되는 세계이므로 하나님께서 생명으로 여기시는 존재가 된다는 것이 곧 그리스도 안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것은 구원이라는 개념과 같다. 하나님의 구원은 하나님께서 생명이 없다고 여기는 세계에서 하나님께서 생명으로 여기시는 존재로 거듭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구원을 받았다면 그 순간 그리스도 안에 속하게 되는 것이다. 많은 신앙인들이 구원을 받았으니 그리스도 안에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며 노력하고 경건하려고 하는 것과는 완전히 결이 다르다. 거듭난다면 그리스도 안에 속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인지하기도 전에 바로 속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생명이란 그런 것이고, 그래서 거듭난다고 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리스도 안에 거한다는 것은 사람들의 그리스도를 믿고 앙망하는 신앙에서 하나님의 그리스도를 믿는 세계로 들어가는 것이다. 들어가는 순간이 그리스도 안에서의 삶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사람들의 그리스도는 실존하지도 않지만 설사 존재한다고 해도 사람 밖에서 사람의 바라는 것을 도우는 존재지만, 하나님의 그리스도는 사람이 하나님의 그리스도로 거듭난 존재이므로 사람 안에, 그 사람 자체로 임하는 그리스도다. 성령이 생명이 되게 하시므로 하나님의 말씀이 그 육신이 되는 것, 곧 육신 가진 삶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 안에 들어가는 법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높아지는 것을 앙망하던 가치관을 버리고 낮아지는 것이 하나님께서 육신 가진 내 인생을 통해 나타내려 하신 하나님의 성품이고, 그렇게 성품을 나타내고자 하심이 내 인생의 목적이라는 것을 믿고 순종하는 것, 그 자체다. 그렇게 되면 약속대로 성령께서 생명으로 잉태케 하실 것이고, 그렇게 생명이 된다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대로 사는 삶이 되는 말씀이 육신이 된 그리스도가 되므로 그리스도 안에 속하게 되는 것이다. 거듭난다는 것이 곧 그리스도 안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리스도 안에 속한 삶을 살려고 노력한다는 것은 당연히 거듭난 것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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