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그 공간과 시간의 다툼

Category : 잡동사니 Date : 2014. 4. 4. 11:35 Writer : 김홍덕

제목은 스포츠라고 했지만 명확히는 야구와 축구에 대한 비교다. 월드컵이 아닌 이상 국내 시장 규모로 볼 때 이제는 비교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야구가 우세한듯 보이기도 하지만 어쨋든 구기 종목의 양대산맥인 것은 이의가 없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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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06 대한민국 (Rep. of Korea) vs. 아이티 (Haiti)
2013.09.06 대한민국 (Rep. of Korea) vs. 아이티 (Haiti) by manricheon 저작자 표시



문화적으로 봐도 축구는 유럽의 문화가, 야구는 미국식 문화가 반영이 되어 있다. 무승부라는 것에 대한 개념으로 보면 그렇다. 축구는 무승부가 있다. 결과보다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할 수 있다. 하지만 야구(미국)의 경우는 1박 2일 경기도 한다. 끝장을 보자는 것이다. 마치 서부 개척 시절 총잡이의 대결과 같다.


경제적으로 보면 야구가 훨씬 우세(월드컵은 논외)하다. 신문에 나오는 것을 기준으로 보면 축구 구단들은 적자가 많다.(사실 그런 적자를 안고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믿어야 하는지 모르지만) 특히 미디어와의 호환성을 보면 야구는 경제성이 매우 좋다. 9회를 기준으로 광고를 최소 20회 이상 보낼 수 있다.(투수 교체 시간 등 포함) 하지만 축구는 고작 Half Time 뿐이다. 게다가 15분씩 광고만 보는 시청자는 없다. 홈쇼핑이 아닌 다음에야...


하지만 이런 차이들은 기본적으로 형식으로 인한 차이이다.(무승부에 관한 차이 빼고) 이 두 종목은 기본적으로 개념이 많이 다르다. 야구는 구기 종목 중 유일하게 공을 소유한 팀이 수비를 하는 경기이다. 그리고 모든 스포츠를 통틀어 감독과 코치가 등번호가 있는 유니폼을 입는 경기이기도 하다.(크로켓도 그런가? - 이건 잘 모름)



 축구

 시간을 정해 놓고 공간을 다투는 경기 

 특정한 공간만 점수가 됨

 야구

 공간을 정해 놓고 시간을 다투는 경기

 모든 공간이 점수와 연관(땅에 떨어지면 안타 및 인플레이) 



그러나 근본적으로 이 두 종목은 경쟁의 대상이 다르다. 축구는 시간을 정해 놓고 하는 경기다. 즉 시간은 다툼의 근본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축구는 정해진 시간 안에 공간을 어떻게 점유하고 활용하여 상대가 지키는 공간으로 자기의 공을 넣느냐의 다툼이다. 


반면에 야구는 시간 제한이 없다. 모든 아웃과 세이프는 시점을 기준으로 형성된다. 정해진 공간인 베이스를 누가 먼저 점유하느냐에 따라 경기가 운영된다. 타자가 친 공과 타자주자 중 누가 먼저 1루에 도달하느냐로 부터 시작된다.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 오는 공을 때릴 수 있는 시간이 딱 정해져 있다. 타자가 그것을 차지하느냐? 아니면 투수가 차지하느냐 또한 중요한 쟁점이다.


한마디로 축구는 시간을 정해 놓고 공간을 다투는 경기고, 야구는 공간을 정해 놓고 시간을 다투는 경기다. 물론 둘 다 소위 말하는 타이밍이라는 공통적인 기술적 요소와 공간에 대한 전술적 요소가 공존하지만 다툼의 근본 개념이 그렇다는 것이다. 


구기 종목은 공을 가지고 경기를 한다. 스포츠 특히 구기 종목의 경우 예전 전쟁의 대용 특성이다. 군대가 적의 땅을 점령하는 것이 전쟁이라면, 구기 종목은 공을 자기의 의도대로 상대에게 넣거나 보내는 것이다. 그러므로 공은 전쟁으로 치면 전쟁의 목적이다.


만약 나라 간에 전쟁을 한다면 한 나라가 옳다고 여기는 의를 다른 나라에 관철시키는 것이 전쟁의 목적이다. 한 나라가 옳다고 여기는 것을 다른 나라에 관철 시키겠다는 최종 행동이 전쟁인 것이다. 이것이 구기 종목에 녹아 있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한 나라가 옳다고 여기는 <의>는 시간과 공간으로 표현되는 것이라 볼 수 있겠다. 그래서 구기 종목은 대체로 그렇게 나눌 수 있다. 공간을 정하고 시간을 다투는 종목은 대체로 네트를 사이에 두고 경기를 한다. 이들은 모든 공간이 점수가 된다. 이런 경기들의 기술적 핵심은 타이밍이다. 공간은 정해져 있으니. 반대로 네트가 없는 농구, 핸드볼, 축구 등은 다 시간이 정해져 있다. 공간을 다툰다는 것이다. 이들은 특정 공간만 점수가 된다.


그렇게 보면 사람에게 있어 시간과 공간은 절대적인 요소인 것 같다. 사람이 옳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은 시간 그리고 공간과의 함수 관계에 있는 것은 자명하다. 그 시간과 공간의 의미를 잘 새겨 본다면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카이로스 vs 크로노스, 위치 vs. 자리 이것을 차이를 안다면 더더욱.... 괴변 같을지 모르지만 스포츠, 야구와 축구 등의 스포츠에 녹아 있는 시간과 공간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정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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